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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평섭의 세상이야기] 朴正熙(박정희)의 장관 고르는 법

[변평섭의 세상이야기] 朴正熙(박정희)의 장관 고르는 법

  • 기자명 변평섭
  • 입력 2022.04.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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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평섭 논설고문, 前 세종시정무부시장
변평섭 논설고문, 前 세종시정무부시장

[뉴스더원] 2004년 2월, 노무현 대통령은 연세대학교 김우식 총장을 청와대로 불렀다.

두 사람은 가벼운 대화를 나누었는데 노 대통령이 갑자기 이야기를 중단하고 김 총장에게 대통령 비서실장을 맡아달라고 요구했다.

김 총장은 예상치 못한 요구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튀어나온 말이 "저는 선거 때 대통령님께 투표하지 않았습니다" 하며 거절의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그러자 노 대통령은 "대학 총장들이야 나한테 투표한 사람 있겠습니까"하며 소탈하게 웃더라는 것이다.

그러니까 노 대통령도 자기에게 투표하지 않았다는 김 총장의 솔직한 말이 마음에 들었고, 김 총장 역시 대통령의 솔직한 반응이 생각을 바꾸게 했다. 그는 얼마 후 대통령 비서실장을 수락했다는 것이다.

물론 노 대통령이 그를 낙점한 데는 공식적인 회의 같은 데서 보여준 김 총장의 발언이나 자세가 마음에 들었던 것이다. 화학 교수이기도 한 김 총장은 비서실장을 마치고 과학기술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박정희 대통령도 교수를 정부 요직에 기용하는 특별한 안목을 가지고 있었다. 재무장관, 경제기획원 장관, 국무총리를 지낸 남덕우 교수가 대표적 케이스.

그는 미국에서 경제학 공부를 하고 귀국하여 서강대 교수로 있으면서 박정희 대통령이 집중적으로 추진하던 ‘경제개발 5개년계획’의 평가 교수관 일원이 되었다. 그러나 이때까지 남 교수는 알려지지 않은 무명 교수.

남 교수는 대통령이 참석하는 평가단 회의에서 누구의 눈치 보는 일 없이 생각한 대로 소신 있게 ‘경제개발 5개년계획’을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이처럼 쓴소리를 거침없이 하는 남 교수를 유심히 살폈다. 그리고 남 교수가 미국에 교환 교수로 1년 있다가 귀국하자 재무장관으로 임명했다.

그는 흙발로 일을 하다 재무장관 임명 통보를 받고 그 차림 그대로 청와대에 가서 대통령으로부터 장관 임명장을 받았다.

그로부터 10년을 우리나라 경제 정책을 최선두에서 직간접적으로 다루었는데 박정희 대통령이 지금까지도 산업화를 이룩한 지도자로 인정받는 데는 그의 공헌이 컸다는 평가다. 특히 경공업 위주의 산업구조를 중화학공업으로 전환하고 고속 성장을 이룩한 것 역시 큰 업적으로 꼽힌다.

이처럼 박 대통령은 평소 인재라고 생각되는 사람을 전문성과 인품을 꾸준히 살펴보고 장관에 발탁했다. 이 때문에 무명의 남덕우 교수가 대한민국 경제개발을 이끄는 주역이 될 수 있었고 소위 ‘서강학파’라 하여 이승윤, 김만제 등 서강대 출신의 경제부총리급 인재들이 계속 배출되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정치권에 큰 역할을 했던 김종인 위원장 역시 이 그룹에 속한다. 김 위원장은 노태우 대통령 때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내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교수 출신 경제 분야의 장관들이 잘 눈에 띄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에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나 홍남기 현 경제부총리 모두 대학에서 뼈가 굵은 교수 출신이 아니라 전통 관료 출신이다.

이들 경제부총리들은 예산 문제나 정부 재정 운용 문제로 여당과 충돌하기도 하고 때로는 청와대와 대립하기도 했지만 국가 경제의 큰 그림을 그려내는 데는 부족함이 많았다. 

특히 홍남기 부총리의 경우, 1차 코로나 재난지원금의 지원 범위로 당정 간 이견이 벌어졌을 때 끝까지 70%를 고수했고 이 때문에 여당으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았지만 결국 소신을 접고 말았다.  그래서 이것이 관료 출신의 한계라는 말도 나왔었다.

그런데 이번 윤석열 정부에서도 경제를 이끌어 갈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 추경호 경제부총리 후보가 모두 전통 관료 출신들이다.

물론 지금까지 그들이 쌓아온 관목이 출중하고 실물경제에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물가, 부동산 등 우리 경제 상황이 너무 심각하여 어떤 솜씨를 보여줄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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