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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평섭의 세상이야기] 대통령을 퀴즈거리가 되게 한 미숙한 외교

[변평섭의 세상이야기] 대통령을 퀴즈거리가 되게 한 미숙한 외교

  • 기자명 변평섭 논설고문
  • 입력 2022.09.27 00:00
  • 수정 2022.10.26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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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평섭 논설고문, 前 세종시정무부시장
변평섭 논설고문, 前 세종시정무부시장

[뉴스더원=변평섭 논설고문] 윤석열 대통령의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 조문과 미국 방문 중 일어난 비속어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로 코너에 몰리는 상황을 상쇄할 소재로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 같다.

심지어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조롱거리로 공식 회의에까지 등장시키고 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의원은 최고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엘리자베스 여왕 조문을 패싱한 것은 ·런던 교통체증이 심각해서인가 ·우리 영국 주재 대사가 없어 영국 정부와 소통이 안 돼서인가 ·천공스님이 시켜서인가 ·김건희 여사가 걷기 싫다고 해서인가, 정답을 맞춰 보라는" 요지의 퀴즈를 낸 것이다.

어떻게 대통령 위상이 이렇게 퀴즈거리로 까지 변질됐는지 안타깝다. 또한 정청래 최고의원은 윤 정권의 외교라인이 총체적 난국에 빠져 있다고 질타했다. 그래서 야당은 대통령실의 외교 책임자, 그리고 외무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기도 한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외교는 아마추어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다는 소리가 높다. 그리고 전문성과 경륜있는 외교관이 점점 사라지고 잇다는 지적도 많다. 우리가 2012년 한·미 FTA 협정을 훌륭하게 이끈 데는 ‘제네바 사단’이라고 불리는 전문 외교집단이 있었다.

‘제네바 사단’이란 스위스 제네바 대표부에 근무했던 통상외교관 그룹을 말한다. 제네바는 WTO(세계무역기구)를 비롯한 국제통상기구가 집중돼 있어 치열한 외교전이 24시간 빈틈없이 전개되는 그야말로 외교의 메카다.

따라서 여기에서 우리 외교관들은 세련된 화술과 노련한 협상술을 익혔으며 한·미 FTA를 이끌던 김종훈 수석대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등이 그렇게 제네바에서 실력을 쌓아 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를 거쳐 간 인물들 중에 노신영, 박동진 같은 외교부 장관이 되어 ‘제네바 사단’은 우리 외교가에 전설처럼 인정받았다.

‘제네바 사단’뿐 아니라 우리 외무부에는 미국관계를 전문으로 하는 지미파(知美派)라고 하던지 대일외교를 전문으로 하는 그룹들이 있어 선의의 경쟁 속에 대한민국의 외교를 이끌어 갔는데 지금은 이런 것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미국관계 전문 외교관들은 좌파 정권에서는 빛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런데다 실력 있고 전망 있는 외교관들이 외교 무대를 떠나고 있는 것이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최근 OECD 한국 대표부의 유능한 40대 외교관이 사표를 내고 재벌 기업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외무고시에 수석 합격한 어느 젊은 외교관도 글로벌 기업으로 발탁돼가는 등 계속 이직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물론 세대 간의 가치관도 한 몫을 하겠지만 외교관들의 사기를 높여 주는 방안도 조속히 강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한 가끔 발생하는 현지 외교관들의 성추행 문제 등 외교관 신뢰를 떨어뜨리는 일도 있지만 그것으로 외교관 전부를 매도하는 사회 분위기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순방 때마다 불거진 문제점들을 생각하면 이번 기회에 우리 외교도 아마추어 수준에서 벗어나 전문성과 사명감으로 철저한 무장을 시켜야 할 것이다.

그래서 대통령을 퀴즈 거리로 조롱당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대통령 개인 뿐 아니라 국격을 높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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