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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수의 허튼소리] 노란봉투법, 기억은 쉬운데 이해는 어렵다

[박현수의 허튼소리] 노란봉투법, 기억은 쉬운데 이해는 어렵다

  • 기자명 박현수 기자
  • 입력 2022.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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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공감도 쉽게 한다

박현수 본지 편집인
박현수 본지 편집인

[뉴스더원] 한반도와 만주 일대를 호령하며 동북아의 강자로 군림한 고조선이지만 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8조금법(禁法)이라는 단순명료한 법으로 나라를 다스렸다.

현재까지 전해지는 3개 조항은 1.사람을 죽인자는 사형에 처한다. 2.사람을 다치게 하면 곡물로 배상한다. 3.남의 물건을 훔친자는 노비로 삼는다. 등이다.

간단하고 명료해서 백성들이 헷갈릴래야 헷갈릴수가 없다. 이해가 편하니 따르기도 쉽다.

법가 사상으로 중국을 통일한 진나라의 법은 많으면서 어려웠고 복잡했다. 백성들의 일상 생활 모두를 법으로 규제하려다보니 복잡하고 어려울수밖에 없었다. 이해하기 어려운 법을 무기로 횡포를 부리는 관리들 등쌀에 백성들의 삶은 고통이였다.

진나라를 멸망시킨 한 고조 유방이 진의 수도였던 함양에 사는 백성들을 만났더니 그들의 첫번째 하소연이 법이였다. 너무 많고 어려워 도저히 지킬수 없다. 백성들 모두 죽으라는 소리냐. 이런 내용이였다.

유방은 흔히 약법 3장으로 전해지는 3개 조항으로 복잡한 법을 단칼에 정리했다. 첫째 사람을 죽인 사람은 죽는다. 둘째 사람을 상케 한 사람과 도둑질한 사람은 죄를 받는다. 셋째 나머지 진나라의 법은 모두 없애 버린다.

간단하다. 이해하기 쉽다. 지키기도 편하다. 백성들은 환호했다. 이래야 법이 살고 권위도 선다. 창업한 한나라는 그렇게 백성들의 신뢰를 얻었다.

성문법 국가건 관습법 국가건 현대 국가의 법은 복잡하다. 개정도 많고 폐지도 많고 새로운 법률 제정도 많다. 법이 너무 많고 복잡해 법률가들조차 헷갈릴 정도다. 집행을 맡은 공무원들도 쉴새없이 바뀌고 복잡해지는 법이 어렵고 힘들긴 마찬가지다.

민식이법이니 김영란법이니 하는 이름만 들어서는 무슨 법인지 도통 알 수가 없는 법들도 있다. 법에 영향을 끼친 사람을 기리자는 의도는 이해하지만 국민들이 쉽게 무슨 법인지 알수없으니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청탁금지법하면 이게 대충 무슨 내용이겠거니 짐작이라도 할텐데 전혀 알 수 없는 사람 이름을 갖다 붙이니 헷갈리기 십상이다.

법에 공식 명칭이 없는것도 아닌데 그렇게들 쓴다. 이런 현상은 언론이 심하다.관련단체들도 만만찮다. 그렇게 쓰면 현학적이고 유식해보인다고 생각들을 하는 모양이다. 그런 유식 개나 물어 가라지.

아니면 불문법 국가인 미국의 법률에 사람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제법 있다보니 그게 그럴듯하고 멋있게 보여서 그러는지도 모를 일이다. 철딱서니 없고 빙충맞은 사대주의가 법을 희화화 한다

노란봉투법도 그렇다. 노조 파업으로 발생한 손실을 보상하라며 사측이 내는 손해배상소송과 가압류 집행을 제한하도록 하는 '노동조합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통과 운동을 벌이는 이들이 이 법을 노란봉투법이라고 했다.

그냥 사측의 횡포를 막기위한 '노동조합법 개정안' 하면 간단하고 이해도 쉬울텐데 부러 이런 표현을 쓰는것이 민망하다. 

아마도 감성에 호소하려고 그런 명칭을 붙인 모양이다. 효과는 있다. 눈에는 쏙 들어온다. 그런데 이해는 안된다. 이해가 안되니 감성이 호응하기 어렵다. 절반의 성공인 셈이다. 

노란봉투법을 만들겠다는 뜻은 알겠다. 의도가 선하다는것도 이해한다. 그래도 선뜻 와닿지는 않는다. 쉽게 얘기하면 안될까. 기억하긴 쉬운데 이해하긴 어렵다면 그 법은 낙제점이다. 적어도 국민들 눈높이에선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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