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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섭의 톡톡] ‘남남가족’에도 복지의 눈 돌릴 때

[이규섭의 톡톡] ‘남남가족’에도 복지의 눈 돌릴 때

  • 기자명 이규섭
  • 입력 2022.09.20 00:00
  • 수정 2022.09.2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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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섭 언론인·칼럼니스트
이규섭 언론인·칼럼니스트

[뉴스더원] 남남끼리 만나 가족처럼 사는 비(非)친족 가족이 100만 명을 넘어섰다. 남남이지만 함께 주거하면서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새로운 형태의 가족이다. 마음이 맞는 친구끼리 같이 살거나, 결혼하지 않고 동거하는 가족들이 여기에 포함된다.

tvN은 이들을 ‘조립식 가족’이라며 관찰 프로그램을 지난 3월부터 8부작으로 방송하여 관심을 끌었다. ‘조립식 가족’엔 세 가족이 등장한다. 동거 6년차 여성 댄서, 평균 나이 38세의 남성 배우 3명, 결혼 대신 동거를 택한 희극인 커플이다.

세 가족 삶의 관찰자인 MC는 85년생 개그맨 이용진과 85세의 배우 김영옥이 세대를 뛰어 넘어 호흡을 맞췄다.  

프로그램을 기획한 이민정 PD는 김하나·황선우의 책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를 읽고 “이렇게 사는 가구들을 보면 재미있겠다” 싶어 기획했다고 한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결혼해서 아이 낳고 살거나, ‘나 혼자 산다’처럼 독거하는 형태만 존재한다고 생각했는데 마음 맞는 사람들이 가족의 형태로 살 수 있겠다는 생각에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친구나 애인끼리 거주하는 비친족 가구는 지난해 47만 2660가구로 해마다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가구원 수는 101만 5100명이다. 2016년 58만 3438명과 비교하면 5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어 세태의 빠른 변화를 실감한다.

결혼과 혈연으로 맺어지지 않았는데도 함께 사는 이유는 뭘까?. 학업, 취업, 생활방식 변화 로 가족들로부터 독립한 사람이 주거비용을 공동부담하기 위해 합치는 경우가 많다.

전형적인 결혼관에 대한 생각이 바뀌면서 가족 부양의 부담이 큰 결혼 대신 동거를 선택하는 연인들도 늘고 있다. 현행법상 혼인신고를 못하는 동성(同性) 부부도 포함된다. 함께 살며 경제적·감성적으로 교감하는 신(新)가족 개념이다.

지난해 여성정책연구원이 전국 만 18∼69세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10명 중 6명 이상(62.7%)은 가족의 범위를 사실혼에서, 비혼 동거까지 확대 하는 데 동의한다고 답했다.

‘앞으로 결혼 보다는 동거를 선택하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다’ 87%, ‘혼인·혈연관계가 아니어도 생계·주거를 같이 하는 사람이 늘어 날 것’이라는 전망에는 82%가 동의하여 전통적인 가족의 정의가 도전받고 있다.

동거인이 결혼한 배우자보다 만족도가 높다는 실태조사도 나왔다. 2020년 기준으로 동거인에게 만족한다는 비율은 63%였는데, 이는 배우자 만족도 57% 보다 6% 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남남이다 보니 서로를 배려하면서 갈등 요인이 줄어든 게 아닌가 싶다.

비친족 가구는 가족임을 증명할 수 있는 어떠한 법률적 근거를 가지지 못하여 제도와 복지의 사각지대에 머문다. 청년대출, 신혼부부청약, 아동수당 등 각종 제도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 부부에게 제공하는 자동차 보험 할인, 통신사 가족 할인 혜택도 제한된다.

새로운 ‘가족’의 형태에 걸맞은 법과 제도개선은 물론 복지혜택에도 눈을 돌려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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