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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학의 인문학 산책] 논어의 인문학㉖

[최규학의 인문학 산책] 논어의 인문학㉖

  • 기자명 최규학
  • 입력 2022.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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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학 명탄서원 논어 전임교수, 시인
최규학 명탄서원 논어 전임교수, 시인

[뉴스더원] <논어> ‘학이편 제2장’은 효제(孝弟)에 대한 유자(有子)의 말을 기록한 것이다. 효제는 부모에 효도하고 손윗사람을 공경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유교의 핵심 사상인 인(仁)을 효제와 연결해 설명한 것이다. 효제를 충(忠)의 전제조건으로 보아 효도하고 공경하는 사람은 나라에 충성한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생각은 한(漢)나라 이후 중국에서 통치자들이 유가를 숭상한 원인이 되었다. 혈연관계의 가족제도를 정치제도와 연계하였고 ‘효로 천하를 다스린다.’고 까지 하였다.  

‘유자왈(有子曰) 기위인야효제(其爲人也孝弟) 이호범상자(而好犯上者) 선의(鮮矣) 불호범상(不好犯上) 이호작란자(而好作亂者) 미지유야(未之有也) 군자무본(君子務本) 본립이도생(本立而道生) 효제야자(孝弟也者) 기위인지본여(其爲仁之本與)’

”유자가 말하였다. 그 사람됨이 효성스럽고 공경스러우면서 위 사람을 범하기를 좋아하는 자는 드물다. 위 사람을 범하기를 좋아하지 않으면서 난을 일으키는 자는 있지 아니하다. 군자는 근본에 힘쓰니 근본이 서면 도가 생긴다. 효도와 공경은 인을 행하는 근본이다. (학이 2).“

유자(有子)는 공자를 가장 닮은 제자로 노나라 토박이다. 공자보다 43세 연하로 성은 유(有), 이름은 약(若), 자는 자유(子有)이다. 「맹자 등문공 상」에 의하면 공자 사후 자하, 자장, 자유가 유약을 스승처럼 모시려 했지만 증삼이 반대하였다. <예기> ‘단궁(상)’에 유약이 죽자 노나라 도공(BC?-429)이 문상했다는 기록이 있다.

<논어>에 유자 3회 유약 1회, 증자 15회가 언급되었다. 공자 외에 자(子)가 붙은 사람으로는 유약(有若 BC508-458), 증삼(曾參 BC505-437), 염구(冉求, 자는 자유), 민자건(閔子騫)이다. 따라서 이들의 제자들이 <논어>를 편찬한 것으로 추측된다.

孝(효도 효)는 자식이 늙은 부모를 업고 있는 모습이다. <논어>에 19번 등장한다. <논어>에서 효는 부모의 뜻을 어기지 않고 병환이 날까 걱정하는 마음, 부모를 공경하는 마음으로 봉양하는 것, 힘든 일을 대신하거나 주사(酒食)를 먼저 잡숫게 하는 정도에 머물지 않고 공경하는 마음이 얼굴빛으로까지 나타나는 정도, 부모님께서 하시던 방식을 3년간 바꾸지 않는 것 등을 말한다.

할고(割股)는 부모를 위해 허벅지 살을 베어내는 것을 말하는데 <백범일지>에는 김구가 할고를 두 번 하다 못하고 불효자라고 탓하는 내용이 나온다. 단지(斷指)는 손가락을 잘라 피를 받아 부모에게 드리는 것을 말한다.

弟(아우 제)는 悌(공경할 제)와 같은 말로 효의 확대를 의미한다. 好(좋을 호)는 어머니가 아들을 안고 있는 모습이다. 亂(어지러울 란)은 피지배층이 지배층을 범하는 것을 말한다. 반면에 治(다스릴 치)는 피지배층이 지배층을 범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道(길 도)는 <논어>에서 올바른 방법, 선왕이 만들었다는 예악 제도, 군주나 군자 등 지배계층의 바른 도리, 경세지도(經世之道)를 말한다.  

仁( 어질 인)은 <논어>의 핵심 키워드로 109회, 58꼭지에 등장한다. 군주나 지배계층의 인품을 칭송하던 말이었는데 공자가 칭송이 아닌 자격으로 전환했다.

<논어>에서는 타인을 의식하면서 타인과 공감하고 나아가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며, 사적인 욕망을 절제하면서 예라는 규범을 존중하고 따르는 것을 말한다. 모든 덕목의 총칭으로 사람다움을 의미하며 인민의 삶을 보장하기 위한 가치다.

끝부분 ‘기위인지본여(其爲仁之本與)’에 대해 주자(朱子)는 인(仁)을 실천하는 근본(爲仁之 本), 다산(茶山)은 인(仁)의 근본이 된다.(爲 仁之本)라고 풀었다.

공자가 직접 효제가 인의 근본이라는 말을 하지는 않았다. 유자의 이 말에 의해 유교의 왜곡이 일어났다고 본다. 즉 범상(犯上)은 안된다는 가족주의적 규범 윤리와 권위주의적 복종윤리가 형성되었다.

<논어> ‘학이편 제3장’은 가짜가 더 화려하니 조심하라는 공자의 말씀이다. ‘자왈(子曰) 교언영색(巧言令色) 선의인(鮮矣仁) ’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공교로운 말과 영롱한 색은 어짊이 적으니라.“

말을 듣기 좋게 하고 얼굴빛을 곱게 꾸미는 자는 진실하지 않다는 것이다. 선의인(鮮矣仁)은 인선의(仁鮮矣)의 도치문이다.

<논어> ‘양화(陽貨)편 제17장’에도 이 말이 그대로 나온다. <논어>에 이와 비슷한 말이 10차례 나온다. 공자가 교언영색(巧言令色)을 매우 경계했음을 알 수 있다.

<논어> ‘자로편 제27장’에는 교언영색(巧言令色)의 반대 개념으로 강의목눌(剛毅木訥)이 나온다. ‘자왈(子曰) 강의목눌(剛毅木訥) 근인(近仁)’, “공자께서 말씀하였다. 강직, 의연, 질박, 어눌이 인에 가깝다.“

<공자가어>에 공자 자신도 말과 외모 때문에 실수한 것을 인정하는 내용이 나온다. ”나는 말하는 것으로 사람을 판단했다가 재여(宰予)에게 실수를 했고, 외모로 사람을 판단했다가 자우(子羽)에게 실수를 했다.“ 고 한탄했다.” 재여(宰予)의 자는 자아(子我)로 제자 중 달변가였고, 담대멸명의 자는 자우(子羽)로 추남이었다.  

<한비자>에는 교언영색(巧言令色)으로 권력자를 파괴하는 다섯 가지 신하의 유형이 나온다. 첫째, 주군의 눈과 귀를 가리는 신하, 둘째 군주 몰래 재물의 이득을 취하는 신하, 셋째 스스로 상벌권을 갖는 신하, 넷째 자기 스스로 의로움을 행사하는 신하, 다섯째 자기 사람을 심는 신하 등이다.

그래서 예나 지금이나 국가에는 간관(諫官)이 필요하고 개인에게는 충고하는 사람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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