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더원=이황희 시민기자] 최근 1~2년 사이 'MZ세대(1980년~2000년 출생 세대)'를 중심으로 심리유형론을 기반으로 한 일종의 심리검사를 통해 16가지의 성격유형지표를 알려준다는 MBTI가 인기를 끌고 있다.
MBTI 테스트 자체는 1940년대에 만들어졌지만, 한국에서 일명, ‘MBTI 과몰입’이라고 부를 정도로, 선풍적인 열풍이 분 것은 최근 몇 년 사이다.
이는 코로나 19 사태가 불러온 사회적 거리 두기의 여파가 가장 큰 이유로 분석된다. 개인의 사회 활동은 물론 모임을 통한 교류가 적어짐에 따라 청년들은 심리적 소속감 결여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비대면 커뮤니티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수많은 미디어 속에서 접근성이 높고 16가지나 되는 집단에 소속될 수 있는 MBTI 테스트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기에 제격이었고, 미디어에 가장 능통한 MZ세대의 주된 관심사로 부상했다.
기존에 자주 활용되었던 ‘혈액형 비교’ 방법은 거의 사라졌다. MBTI는 더욱 다양한 성격의 유형을 파악하고 소통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그 파급력이 굉장히 크다. MZ세대는 자기소개를 할 때 이름과 나이를 소개하고, 그다음에 자신의 MBTI 유형을 언급하기도 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높아져 가는 MBTI 성격 유형 테스트의 인기는, 청년들의 고민이 깊어진 것에 따른 현상일지도 모른다. 사회 진출을 통한 자립을 희망하는 청년들의 대다수는 일자리(사회적 소속 집단)를 구하지 못해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경제난’과 ‘취업난’을 동시에 겪고 있는 젊은 세대들의 자존감은 낮아지고, 불안감은 높아지고 있다. 이는 연쇄적으로 청년들로 하여금 사회적 집단에 소속감을 느끼며 자신의 존재 가치관을 확립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게 만들었다.
MBTI 테스트는 자신과 동일한 유형의 사람들과 공통점을 발견하고 소통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면서 같은 청년세대의 고민을 공감하면서 인기를 끌게 됐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은, “그래, 내가 문제인 것이 아니라 이 MBTI 성격 유형이 원래 그런 거야” 하고 자신의 존재와 가치관을 ‘MBTI 성격 유형의 행동 및 사고 특성’이라는 틀에 끼워 맞춘 후 이를 합리화하게 될 위험성을 높이게 됐다.
MBTI 성격 유형 테스트는 미디어를 통해 향유되는 트렌드 중 하나이고, 그 영향력이 크다. 코로나 시대에 등장하여 재미와 소통의 다양화를 이끈 긍정적 요소도 많지만, 우려되는 점 역시 존재한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MBTI 테스트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단순 오락 목적의 문화로만 수용하고, 유일한 소통 창구로 변질돼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 사회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신의 진정한 가치관과 존재의 의미를 찾기 위한 노력해야 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