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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환택의 頂門一針] 4:26:8, 만 5세 초등교육 시작?

[황환택의 頂門一針] 4:26:8, 만 5세 초등교육 시작?

  • 기자명 황환택
  • 입력 2022.08.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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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환택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황환택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뉴스더원] 어떻게 하면 정치를 잘할 수 있을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이 질문을 자공(子貢)이 공자에게 했다.

공자는 “먹을 것을 풍족하게 하고, 병력(兵力)을 넉넉히 하며, 백성들이 신뢰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요즘 단어로 표현하면 경제, 국방, 소통이다. 

자공이 다시 물었다. 이 세 가지 중에서 부득이 한 가지를 버려야 한다면 어느 것을 먼저 포기해야 하는가. 공자가 말한다. 먼저 병력을 버리고 다음은 먹을 것을 버려라. 마지막까지 남은 것이 바로 신뢰였다. 백성들이 정치를 신뢰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바로 소통이다. 

며칠 전 박순애 교육부 장관이 2025년부터 초등학교 입학 나이를 만 6세에서 만 5세로 낮추는 학제 개편안을 내놓았다. 만 5세로 입학으로 아동을 일찍 학교에 보내면 사교육의 격차를 줄일 수 있고 사회 진출 나이가 앞당겨져 국가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거기에 더해 저출산 시대에 대응하여 졸업 시점이 앞당겨져 결혼도 빨라질 것이라는 설명도 내놓았다. 

사실 이러한 정책적 시도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49년부터 시작된 만 6세 취학에 대한 변화의 목소리는 계속 있었다. 최근 추세로 보면 발달 속도가 빨라져 이미 만 5세면 글을 읽고 간단한 연산도 가능하다. 

그렇다면 다른 국가의 사례는 어떠할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 38개국 중 만 5세에 초등교육을 시작하는 국가는 호주, 아일랜드, 뉴질랜드, 영국(4~5세) 4개국이다. 

그리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26개국이 만 6세, 심지어 핀란드, 스웨덴 등 8개국은 만 7세에 초등교육이 시작된다. 

4:26:8이다. 38개국 중 만 5세 초등교육이 시작되는 나라는 겨우 10.5%다.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1년 당김으로써 얻을 이로움도 있을 것이고 부작용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입학 나이를 줄이면 생각보다 감당해야 할 부담이 적지 않다. 교사 수급, 교실 증설 문제, 급식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것은 뻔하다. 사교육이 판을 치는 가운데, 이들의 입시경쟁은 더욱 참혹해질 수도 있다. 

박 장관의 설명대로 4년간 25%씩 입학을 앞당겨도 해당 학년이 졸업할 때 취업 경쟁이 25% 이상 치열해진다. 

만 5세 아이들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장관에게 묻고 싶다. 이 연령대의 아이들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겨우 15분 내외다. 그런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면 40분씩 집중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매년 25%를 앞당긴다고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매년 1개월을 당겨서 12년에 걸쳐 만 5세에 초등학교 교육을 시작한다고 다시 해명한다. 장관은 왜 국민이 이리도 감정적인 대응을 하는지 아직도 모르는 것 같다. 

물론 사회적 변화와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적 변화는 늘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문제는 바로 소통의 과정이다. 

이런 엄청난 사회적 파장이 일어날 정책을 발표하기 전에 장관은 어떤 논의 절차를 가졌는지 묻고 싶다. 현장에서 교육을 담당하는 교육청과 공식 논의도 없었고 학부모나 교사들의 의견을 들을 생각조차 없었다. 

이러니 설사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 하더라도 어찌 공감을 얻을 수 있겠는가. 교육이 미래를 좌우할 백년대계(百年大計)임을 안다면 무게에 맞는 사회적 합의 절차가 필요한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공자의 말대로라면 정치에서 신뢰가 가장 중요한데 이런 방식의 정치를 한다면 그나마 있던 신뢰도 없어질 것이고 만 5세 초등학교 입학이 저출산 대책이라는데 나오던 애도 들어갈 판이다. 

장관은 신뢰를 잃은 정책을 밀어붙일 생각 그만하고 다른 교육 현안을 먼저 챙기는 것이 그나마 국민에 대한 교육부 장관의 최소한의 도리임을 명심해야 한다.
 
박 장관님! 만 5세 손자·손녀 없으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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