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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영갑 성균관유도회총본부 회장 "예(禮)는 생물, 잘못된 실천이 유교 폐해 낳아"

[인터뷰] 최영갑 성균관유도회총본부 회장 "예(禮)는 생물, 잘못된 실천이 유교 폐해 낳아"

  • 기자명 임동현 기자
  • 입력 2022.08.02 13:24
  • 수정 2022.08.02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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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제사 간소화' 주장 "홍동백서, 조율이시 다 가짜"
"잘못된 내용 고수해 국민 관심 멀어져, 이를 깨는 것이 내 일"

[뉴스더원=임동현 기자] 해방 후 심산 김창숙 선생이 성균관, 향교, 서원 재건과 성균관대학교 개교를 위해 만든 성균관유도회. 이들은 지금도 예절교실, 도덕성 회복 운동 등을 통해 유교의 정신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데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시대착오', '남녀차별 유발' 등 부정적인 인식이 높아지면서 유교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멀어지기 시작했고 젊은이들의 부재는 유교의 미래를 어둡게 만들었다.

이 상황에서 지난 6월 유학자인 최영갑 회장이 신임 성균관유도회총본부 회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취임식에서 "분열을 딛고 새로운 유도회를 만들겠다'며 '유교의 새로운 역사'를 약속했다.

그가 꿈꾸는 성균관유도회총본부, 그리고 유교의 미래는 무엇일까? 유교가 국민들의 무관심을 딛고 다시 살아날 수 있는 방법은 있는 것일까? 그 궁금증을 안고 최영갑 회장을 만났다. 

그리고 기자는 이 인터뷰를 통해 '중요한 교훈'을 하나 얻었다. 그 내용이 무엇인지는 본문을 통해 유추해보시길 바란다. 

최영갑 성균관유도회총본부 회장. (사진=이건웅)
최영갑 성균관유도회총본부 회장. (사진=이건웅)

취임한 지 한 달이 넘었는데 느낌은?

한 달이 1년같다(웃음). 일정이 계속 있어서 굉장히 바빴다. 취임하고 보니 사람들의 기대가 크다는 걸 느꼈다. 그만큼 변화를 갈망하고 있는 거다. 이분들의 기대에 부응해야하니 나름대로 많은 고민을 하고 사업도 계획해야해서 솔직히 머리가 아프긴 하다.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일이고 늘 그렇게 일해왔기에 힘들지는 않다. 

취임 일성이 "새로운 유도회를 만들겠다"였다. 회장님이 만들려는 '새로운 유도회'란?

그 동안 회장 선거 과정에서 진통이 있었고 이로 인해 분열되는 모습이 보였다. 또 중심이 되시는 분들이 전부 70대, 80대시다보니 추진력은 떨어지고 의욕은 없고 미래가 보이지 않는 조직이 유도회였다. 이를 고치고 분열을 극복해 새로운 유도회를 만들겠다는 뜻을 취임사에서 밝힌 것이다. 

일단 내가 젊다. 전 유림 중에서 저보다 어린 분들이 없다. 가장 젊은 유도회이기에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다. 거의 죽어있던 홈페이지도 전부 개편하고 대학생 유도회를 출범하고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조직 현황도 다시 정리했다.

내가 원래 추진력이 있고 일을 빨리 이루려는 스타일이다. 너무 강하면 부러진다는 걸 알기에 조심스럽게 나아가고 있지만 그래도 빠른 편이다.

정말 다행인 것은 반발이 없다는 것이다. 아마 내가 학자가 아니었다면 큰 반발이 있었을 것이다. 유학자이고 그동안 유림들과 호흡을 해왔기에 '믿는다'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 

유교에 대해 '예절을 정립시켰다'는 평가도 있지만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유교가 예(禮)를 중시하는 것이 맞지만 현 생활에 적용하려는 노력이 없었다. 예는 생물이다. 시대에 따라 변하는 것이다. 어른들이 자신들의 고조, 증조할아버지 때 배운 것을 지키는 것에만 급급하다보니 시대에 뒤떨어졌다.

<예기>를 보면 '위대한 예는 간단하다'고 말한다. 즉, 예는 간단할 수록 좋다는 것이다. 이를 다 무시하고 엉뚱한 것만 강조하는 게 현실이다. 줄기를 먼저 잡아야한다. 

최근에 우리가 주장하는 것이 차례 간소화, 제례 간소화다. 유림들이 잘못 알고 있는 예법이 국민들을 불편하게 만들고 가족간의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해 이를 조절하면 가족간의 갈등도 줄고 제사를 지내지 못하는 사람들의 마음도 편해지고 어른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면 유교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도 달라질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차례 간소화, 제사 간소화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차례와 제사는 분명히 다르다. 제사는 기일에 드리고 차례는 명절에 간단하게 드리는 것인데 언제부턴가 차례가 제사 형식으로 진행되기 시작했다. 음식을 많이 차리니 주부들이 힘들어지고 사람들도 많이 모이지 않은데 많은 음식을 장만하게 되니 그 음식을 버리게 된다.

과일, 송편, 전 등을 포함해 10가지 이내로 음식 수를 줄이고 제사상 차림은 부모님 혹은 내가 기억하는 조부모나 증조부모에게 생신상을 차린다고 생각하고 만들면 된다.

특히 홍동백서(붉은 과일은 제사상 동쪽, 흰 과일은 서쪽), 조율이시(제사상 왼쪽부터 대추, 밤, 배, 감 순서로 놓는 것) 등이 제사법으로 알려져 있는데 다 가짜다. 예서에서는 이런 내용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

아마도 갑오경장 이후 신분제가 없어지면서 양반 밑에서 일하던 사람들도 다 성씨를 물려받고 살다보니 '양반들보다 더 잘 차리고 싶다'는 마음에 만들어지고 그것에 논리를 부여해 계승되는 것을 자랑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취임사를 하는 최영갑 회장. (사진=성균관유도회총본부)
취임사를 하는 최영갑 회장. (사진=성균관유도회총본부)

'남녀칠세부동석',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 등의 논리 때문에 유교가 남녀 차별을 조장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유교 경전에는 차별이 없다.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도 누가 높고 낮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 아니다. 하늘도 중하고 땅도 중하기에 둘 다 중요한 존재라는 것을 표현한 것인데 이를 잘못 적용한 이들이 문제다. 사실 통치를 하려면 줄을 세워야 편하지 않나. 자식 줄세우고 남녀 줄세우는 것에 악용한 것이 지금까지 이어졌다. 

물론 '남녀칠세부동석'이나 '칠거지악' 등이 예기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예기는 중국 한나라 때 나온 것인데 이때부터 유교가 왜곡되기 시작했고 그 잘못된 유교의 내용을 받아들이면서 지금의 폐단이 나온 것이다. 그것을 깨는 게 제 일이다. 

그렇다면 '유교의 본질'은 무엇인가?

지금 유림들도 유교를 종교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지 않다. 종교가 아닌 철학으로, 생활문화로 받아들이고 있다. 어떻든 간에 유교가 전하는 것을 믿고 실천하면 되는 것이다. 한 마디로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인간의 도리를 실천하는 것이 본질이라고 본다. 

지금 우리에게 '유림 정신'이 필요한 이유는

현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은 이유가 '독단'이다. 신하들과 상의하고 조언을 구해야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망한다. 선비들의 역할은 바로 '아니되옵니다'다.

에전에는 처사(벼슬을 하지 않은 선비)들도 임금에게 상소를 올렸고 임금은 이 상소를 보고 잘못된 부분을 고치거나 혹은 자기 뜻에 반대하는 이들을 처단하거나 했다. 옳고 그름을 확실하게 말하는 선비가 지금 필요하다. 꼿꼿한 선비들이 존재해야 나라가 존재한다. 

과거 유림회를 세운 심산 김창숙 선생도 이승만 대통령의 독재에 맞서 '물러나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그 결과 이승만 정부로부터 탄압을 받았고 유교도 많은 탄압을 받았다. 그런 선비가 없으면 나라는 망하게 된다. 역사가 계속 이를 보여주고 있다. 

선비는 선지자가 되어 사람들을 깨우치게 하는 역할을 해야한다. 이 시대에 그런 사람이 많지 않은데 일제 패망 당시 지식인들이 했던 것이 바로 계몽운동이다. 지금 이 시대에 유림의 계몽운동을 해야 할 책임이 제게 있는 것 같다. 

지난 7월 진행된 성균관유도회총본부 회장단 고유. (사진=성균관유도회총본부)
지난 7월 진행된 성균관유도회총본부 회장단 고유. (사진=성균관유도회총본부)

일상 속에서 '유교의 정신'을 실천할 방법이 있는지?

제나라 환공이 신하들을 거느리고 길을 나서는데 어떤 허물어진 성을 보게 됐다. 주변에 사는 농사꾼에게 성이 왜 허물어졌냐고 물었더니 "곽씨라는 분이 세운 성인데 선(善)을 좋아하고 악(惡)을 미워해서 망했다"라고 답했다.

이상하지 않나? 선을 좋아했는데 망하다니? 그래서 다시 물어보니 "선을 좋아했지만 실천하지 않았고, 악을 미워했지만 제거하지 않았다"는 답이 나왔다. 이게 딱 우리와 맞다.

말을 할 필요도 없고 '지적질'을 할 필요도 없다. 내가 하면 된다. 일례로 내가 쓰레기를 치우면 처음에는 사람들이 별 일 아니라고 지나가거나 이상한 눈으로 보겠지만 계속 내가 실천하면 어느 순간 다른 사람들도 따라하게 될 것이다.

공자께서도 말을 줄이고 행동을 민첩하게 하라고 했다. 내가 실천하면 된다. 사람들에게 예를 지키라고 목소리를 내면서 정작 자신이 예를 지키지 않은 것이 국민들이 유교에서 멀어진 가장 큰 이유다.

회장님이 꿈꾸는 '유교의 새로운 역사'는?

유교는 공자 이전부터 존재했고 공자를 통해 알려진 뒤 맹자, 순자로 이어지다가 천여 년간 정치 제도 속에만 남아있었고 주자를 통해 다시 부각됐다. 우리나라에도 퇴계 이황 등 수많은 학자들이 나왔다가 조선이 망하면서 유교 역시 존재감이 미비해졌다. 흥하고 망하는 변화의 역사가 계속 이루어졌다.

지금 유교는 완전히 바닥이다. 이를 어떻게 끌어올리느냐가 당면 과제다. 하지만 이미 바닥을 쳤기에 이제는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어떤 길을 가게 될 지는 나도 실은 모르지만 지금은 유림과 대국민 투트랩으로 가려한다. 국민들을 편하게 행복하게 만드는 것과 유림들이 유교 정신의 실천을 통해 수준을 높이는 것을 같이 할 것이다.

역사적인 기록으로 남을 만큼 결과가 나올 지는 사실 모르지만 그렇게 한 번 만들어보려한다. 제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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