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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선의 픽(pick) 무비] 희한한 상상력, 아직은 반쪽의 '외계+인'

[이은선의 픽(pick) 무비] 희한한 상상력, 아직은 반쪽의 '외계+인'

  • 기자명 이은선
  • 입력 2022.07.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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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선 영화저널리스트
이은선 영화저널리스트

[뉴스더원] 여름은 해마다 각 투자배급사들이 우선으로 내세우는 한국영화 대작들이 격돌하는 시기다. 최근 몇 년 간은 코로나19 여파로 주춤했지만, 올해부터는 여름 극장가가 본격적으로 부활하는 분위기다.

선봉에 선 영화는 지난 20일 개봉한 <외계+인>이다. 필모그래피에 이미 두 편의 천만 영화인 <도둑들>(2012)과 <암살>(2015)이 있으며, 장편 연출 데뷔작 <범죄의 재구성>(2004)부터 ‘흥행 불패’의 신화를 써온 최동훈 감독의 신작이다.

<외계+인>은 제작 초기 단계부터 시리즈를 선언한 스케일로 먼저 화제를 모은 영화다. 1부와 2부는 1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동시 촬영됐고, 이번에 개봉한 것이 1부다. 순제작비만 300억 원이 훌쩍 넘었다.

세계관 역시 남다르다. ‘외계’와 ‘인(사람)’이 합쳐진 제목에서부터 감지되듯 영화는 외계와 인간 세계를 모두 오가는 형식의 블록버스터다. 이게 끝이 아니다. 시간도, 인물도, 사건도 독특한 상상력 위에 기반한다.

영화는 현재와 630년 전 고려를 오간다. 외계 생명체들은 죄수를 인간의 몸에 가두어 관리하고 있고,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지구에 주둔하는 가드(김우빈)의 임무다. 어느 날 서울 상공에 나타난 우주선은 형사 문도석(소지섭) 뿐 아니라 모두를 공포에 떨게 한다.

한편 고려에서는 도사 무륵(류준열)과 ‘천둥 쏘는 처자’ 이안(김태리)이 현상금이 걸린 신검을 차지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신묘한 능력이 있는 신검을 노리는 것은 이들뿐이 아니다. 비밀스러운 사찰을 연상케 하는 ‘밀본’의 수장 자장(김의성)도, 어딘가 허술한 구석이 있는 두 신선 흑설(염정아)과 청운(조우진)도 좇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감독의 전작 <전우치>(2009)에서 시공간과 사건이 더욱 확장된 방식이다. <전우치> 역시 500년 전 조선시대와 2009년 현대를 오가는 이야기였다.

도사 전우치(강동원)가 현대에 다시 나타난 요괴들을 잡기 위한 방편으로 신선들이 다시 불러낸 존재였다면, <외계+인>에서는 인물들이 자유자재로 시간을 넘나드는 것이 가능하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까지 ‘모든 차원의 시간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설정이기 때문이다.

당연하게도 이 영화의 매력과 지향점은 리얼리티일 수 없다. 현실과 가장 멀리 떨어진 것들의 총 집합체라는 점이 <외계+인>의 핵심이다. 방대한 세계관 안에서 시도한 모든 상상력 자체가 이 영화만의 특장점이다. 실제로 섞이기 불가능에 가까운 것들이 한 데 모여서 어수선한 가운데 발휘되는 희한한 활력이 있다.

러닝타임 안에서 리듬감을 만드는 데 탁월하고, 여러 인물들의 매력을 폭죽 터뜨리듯 살려내 화합하는 멀티캐스팅 시스템에 능한 최동훈 감독의 영화답다. 애초에 외계인부터 도사, 인간과 A.I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군상을 버무리는 구성을 말이 되게 엮어두는 것도 능력이다.

다만 이 판타지가 모두에게 통하는 종류의 것은 아닌 듯하다. 특히 처음부터 2부로 나뉜 작품이기에 1부가 세계관과 인물을 소개하다 끝난 인상을 남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구조적 한계다.

1부에서 느껴지는 즉각적 인상은 너무 많은 이야기가 섞여 있다는 것. 롤러코스터 같은 극의 분위기에 올라타기까지는 적지 않은 예열 시간이 걸린다.

여러 히어로가 등장해 각각의 매력을 펼치고 때론 화합하며 공통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판타지는 마블의 <어벤져스> 시리즈로 이미 익숙해진 감각이다. <외계+인> 역시 ‘한국형 어벤져스’의 형태로 볼 수는 있지만, 전략의 방향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각 캐릭터에 익숙해진 뒤에 모두를 한 데 모으는 <어벤져스>의 방식과는 달리 <외계+인>은  처음부터 세계관부터 인물까지 모든 것들이 쏟아지다시피 한다. 어쩌면 극장용 영화가 아닌 시리즈물에 더 적합한 이야기는 아니었을까 하는 의문도 든다.

<타짜>(2006)에서 조승우를 택하고 <전우치>에서 강동원을 택했듯, 늘 당대의 청춘 배우들에게서 새로운 얼굴을 끌어내는 활극을 만든다는 것도 최동훈 감독의 장기다.

이번에는 류준열, 김태리, 김우빈 등이 합류했다. 각 캐릭터가 최선으로 펼치는 매력은 있지만, 감독 특유의 리듬감과 말맛이 살아있는 대사의 힘은 이번에는 상대적으로 덜 강력하게 느껴지는 편이다. 더 정확하게는 그것을 실어 나를 배우들과 대사가 잘 붙지 않는다는 인상이다. 

2000년대 들어 다양한 수퍼히어로 블록버스터를 통해 수준 높은 판타지 비주얼에 익숙해진 관객들의 입맛을 두루 만족시킬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독특한 활기라도 느껴지는 고려 장면과는 달리, 도심이 쑥대밭이 되고 외계인이 등장하는 현대 장면이 압도적이거나 참신하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시각적 만족도에 있어서라면 호평만을 내리기 망설여진다.

어떤 사연으로 고려 시대에 총을 무기로 쓰는 여인 이안을 연기한 김태리의 다부진 매력, 후반부의 코미디를 책임지다시피 하는 염정아의 활약은 전체적인 아쉬움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는 강점이다.

1부가 새로운 시도와 세계관 소개라는 차원의 만족에서 머무른다면, 내년에 공개될 2부에는 회심의 한방이 있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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