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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대호호’ 물의 주권은 누구에게 있는가?②

【기획】‘대호호’ 물의 주권은 누구에게 있는가?②

  • 기자명 박두웅 기자
  • 입력 2022.07.15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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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산공단 기업과 농민들의 ‘물 전쟁’
대산공단은 물먹는 하마... 하루 28만 톤 공업용수 필요
물 부족 핑계만 대고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중앙
근본적으로는 지역이 물에 대한 주권 회수해야

국내 대표 석유화학단지인 충남 서산시 대산공단 전경(사진=서산시)
국내 대표 석유화학단지인 충남 서산시 대산공단 전경(사진=서산시)

[뉴스더원 충남=박두웅 기자] 지난 6월 대호호를 둘러싼 대산공단 기업들과 농민들의 물 전쟁은 그 강도가 높고 낮음의 차이일 뿐 이미 예견되었던 일이다. 가뭄의 정도가 그 강도를 결정한다. 

올해 충남 서산에 있는 간척호수 대호호는 6월 15일 기준 저수율이 25.9%까지 떨어졌다. 그러자 대호호에서 공업용수를 끌어 쓰는 대산공단 입주기업들은 비상이 걸렸다. 대산공단은 국내 3대 석유화학단지로, 한화토탈을 비롯해 현대오일뱅크, 롯데케미칼, LG화학, KCC 등이 입주해 있다.

이곳에서 사용하는 공업용수는 하루 28만㎥에 이른다. 그런데 대호호의 저수율이 20%대로 떨어지면서 공업용수 조달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대호호 저수율이 20% 이하로 떨어지면 농업용수를 우선으로 공급하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3개 석유화학 공단이 공업용수 부족으로 공장이 '전면 중단'될 수 있는 위기감이 고조됐다. 충남도와 서산시, 그리고 한국농어촌공사는 비상이 걸렸다. 당장 5월 30일부터 양수장 3곳을 가동해 아산호의 물을 하루 33만㎥씩 삽교호를 거쳐 대호호로 공급했다. 

하지만 극심한 가뭄 탓에 하루가 다르게 말라가는 대호호 입장에서 이 용량으로 공업용수와 농업용수를 모두 조달하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서산시는 대호호 수위가 계속 내려가자, '제한 급수제'를 실시했다. 물을 아끼기 위해 '3일 단수, 4일 용수공급'을 극단적인 처방을 내렸다. 

대산공단 입주 기업에서도 양수장 하나를 추가로 설치해서 비상 관로를 통해 물을 끌어왔다. 농민들이 중간에서 수로에 흐르는 물을 사용하면 공단으로 들어 올 물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모내기가 일 년 농사의 반이라지만 대호호를 통해 농업용수를 끌어다 쓰는 농민들은 물 부족 사태에 직면했다. 농부에게 물은 생명을 걸고 지켜야 할 대상이다. 하지만 갈수록 줄어드는 대호호 수위를 보며 대산공단으로 빨려 들어가는 물을 하염없이 지켜보아야 했다.  

작년 12월 국내 최대 해수담수화시설 착공
해수 담수화 가동돼도 20만 톤 부족이 현실

대산임해산업지역 공업용수도(해수 담수화) 시설 위치도(사진=충남도)
대산임해산업지역 공업용수도(해수 담수화) 시설 위치도(사진=충남도)

2021년 12월 충남 서산시 대산공단에 국내 최대 규모의 해수담수화시설이 착공됐다.
서해안 최대 공업지역인 대산공단의 고질적인 물 부족 해결을 위해 바닷물로 공업용수를 만드는 해수 담수화 사업이 본격 시작된 것이다. 말이 본격 시작이지 사실은 2019년 착공 시기가 무려 2년이나 늦어진 것이었다. 

대산공단 해수 담수화 사업은 2016년 서산시를 비롯해 충남도와 한국수자원공사 및 대산공단 입주기업과 기본 협약 체결에 이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고, 계획상으로 2021년 사업이 완료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사업성 부족과 까다로운 규제 등으로 두 차례나 유찰되면서 2년이란 세월을 낭비하게 됐다. 결국 사업 기간은 2024년까지로 늦춰졌고, 총사업비는 2,851억 원(국비 247억, 민자 1,996억)으로 늘어났다. 

해수담수화시설이 완공되면 현대오일뱅크 3만 톤/일, LG화학 2만 톤/일, 한화토탈 3만 톤/일, 현대OCI 3,300톤/일, 예비물량 1만 6,700톤/일로 일 10만 톤의 공업용수를 공급하게 된다.  

대산임해해수담수사업단 개소식이 2022년 4월 21일 열렸다(사진=대산임해해수담수사업단)
대산임해해수담수사업단 개소식이 2022년 4월 21일 열렸다(사진=대산임해해수담수사업단)

그러나 해수 담수화 시설이 대산공단의 공업용수 부족의 근본적인 해결로는 이어지지 못할 것으로 예측된다. 서산지역은 석유화학단지를 빼고도 대산을 중심으로 15곳 산단이 있고 5곳이 추가로 더 개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모두 정상 운영될 경우 하루 57만 3천 톤의 공업용수가 필요한데 현재 아산과 대호호에서 27만 3천 톤을 공급받고 있어 해수 담수화가 가동된다고 해도 여전히 20만 톤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 맹정호 전 서산시장은 “‘2030 수도정비기본계획’에는 개발 예정 산단이 반영되지 않는 등 2021년 현재 용수 사용량을 기준으로 산정돼 향후 용수 공급 안정성 확보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서산시와 각 산업단지에서는 저수지 준설과 삽교호 농업용수의 산업용 전환 등 다각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또 해수 담수화 시설 가동에 따른 농축수 배출이 해양환경에 미치는 문제에 대해 구체적이고 과학적인 검토가 부족한 것도 문제이다. 담수화 시설이 해양생태계 불안정을 야기한다면 바다를 생계로 이어가는 어민들과의 갈등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농후하다. 

대산공단 폐수처리시설 통합관리 해야
“​공업 및 농업용수로 재활용하는 방안 필요하다”

공장에서 사용한 물의 재활용 방안에 대한 고민도 진행되고 있다. 대산공단은 대호호에서 일평균 16만 9,500톤의 공업용수를 사용하고 있는 각 업체는 사용 후 자체 정수 처리하여 그냥 바다로 배출하고 있다. 

또한 현재 대산공단의 경우 각 공장의 폐수처리시설이 따로 되어 있으며 이 시설들은 공단의 설립 시기와 맘먹는 약 30여 년이 지나 전면적 개보수가 필요한 실정이다.

장승재 전 충남도의원(사진=충남도의회)
장승재 전 충남도의원(사진=충남도의회)

이에 장승재 전 충남도의원은 공단 내 각각의 폐수처리시설을 하나로 통합 관리하여 공업 및 농업용수로 재활용하는 방안 마련을 촉구하고 나선 바 있다.  

장승재 의원은 “대호호 물 부족 문제는 중앙정부와 농어촌공사, 그리고 대기업들이 노력해야 하는 사안이지만 그동안 물 용수 부족 문제가 발생하면 서로 핑계만 대고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했다”며 “애꿎은 농민들과 중소기업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더 이상 ‘가뭄이 들어 농사는 망해도 돈이 되는 대산공단은 멈출 수가 없다’는 식의 기삿거리나 이야깃거리가 나오는 일이 없기를 기대한다”며 “보다 근본적으로는 지역이 물에 대한 주권을 회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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