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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사람들] "청소가 필요하세요? 언제든 '마술빗자루'를 불러주세요"

[우리동네 사람들] "청소가 필요하세요? 언제든 '마술빗자루'를 불러주세요"

  • 기자명 임동현 기자
  • 입력 2022.07.15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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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 대표 자활기업, 7월 산업포장 수상
수급자 모여 청소작업 통해 자활 "모든 수급자와 함께 했으면"

청소 작업 중인 '마술빗자루'. (사진=마술빗자루)
청소 작업 중인 '마술빗자루'. (사진=마술빗자루)

[뉴스더원=임동현 기자]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밤나무골시장 근처 골목에 자그마한 공간이 하나 있다. '마술빗자루'. 이름만 들으면 무엇을 하는 곳인지 감이 오지 않을 수도 있지만 마술빗자루는 국민기초생활수급자의 자활을 지원하는 성북구의 대표적인 자활기업이다.

청소사업단에서 출발해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마술빗자루는 11년간 자활기업의 역할을 충실히 해 왔고 이를 인정받아 최근 기획재정부 등 26개 기관이 공동 주최한 '2022년 제4회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박람회'에서 산업포장을 받았다.

기초생활수급자의 자활을 지원하는 청소사업단으로 출발한 마술빗자루가 정부가 인정하는 자활기업으로 도약하는 순간이었다.

"얼떨결에 상을 받은 것 같아서 그때는 전혀 몰랐는데 지금은 기분이 좋네요. 저 혼자 한 게 아니라 마술빗자루에 있는 분들과 같이 일했고 또 자활센터 팀장님, 사회복지사분들이 정말 수고를 많이 해주시고 어려운 일도 잘 풀어주셨어요. 전 솔직히 한 일이 없네요(웃음)". 김정식 마술빗자루 대표가 전한 소감이다.

김정식 마술빗자루 대표. (사진=임동현 기자)
김정식 마술빗자루 대표. (사진=임동현 기자)

김정식 대표 자신도 조건부기초생활수급자였다. 소개를 통해 성북자활센터로 들어가 청소 일을 하게 된 것이 그의 운명을 바꾼 계기가 됐다. 

"저같은 수급자 분들도 계시고 말을 더듬으시는 분, 말을 잘 듣지 못하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이분들이 하나같이 표정이 어두우셨어요. 이분들과 어울려야겠다고 생각해서 청계천에 가서 유머집을 샀어요. 그 책에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드리니까 그분들이 웃으시고 제 얼굴만 봐도 좋아하시더라고요. 그러면서 활력이 생겼죠".

이후 김 대표는 자활센터 팀장의 권유로 같이 일하던 사람들을 모아 자활기업인 마술빗자루를 시작하게 된다. '빗자루로 마술을 부려 보라'는 의미로 나온 이름이 '마술빗자루'라고 한다. 하지만 사업은 작업과는 확실히 달랐다. 동료들간의 갈등이 생기면서 '사업을 접어야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단다.

"기업이니까 이제는 시나 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일을 해서 우리가 벌어서 나눠야하는 거잖아요. 이를 많이 강조했는데 사람마다 생각들이 다 다른 거에요. 나만 열심히 해서 안되고 여러분들하고 같이 이끌어보자고 했는데 갈등이 많았죠. 그만두게 하고픈 사람들도 있었고 '여기를 계속 끌고 가야하나'라는 생각도 들었죠".

"그런데 내가 그만두라고 하면 그 사람의 식구들이 문제가 되잖아요. 제가 나가라 그랬으면 책임을 져야하는데 그 가족들의 책임을 누가 묻지 않잖아요. 울화통이 터져도 '조금만 지나면 나아지겠지'하면서 공감하려하고 그러다보니까 세월이 이렇게 흘러갔네요".

'2022년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박람회'에서 산업포장을 수상한 마술빗자루. (사진=성북구)
'2022년 대한민국 사회적경제 박람회'에서 산업포장을 수상한 마술빗자루. (사진=성북구)

마술빗자루의 주업무는 '모든 청소'다. 여기에 소독, 간단한 집수리, 청소용품 도소매 판매 등을 병행하고 있다. 특히 독거노인과 1인 가구, 고독사가 일어난 집 등 열악한 환경에 놓인 곳에서 이들의 '마술'이 펼쳐지고 있다.

"맨 처음 미혼모 가정을 청소한 적이 있었는데 어른은 어떻게 살아갈 수 있어도 아이가 살기에는 참 힘든 곳이었어요. 거기를 시작으로 어르신들, 고독사한 집 등을 청소하기 시작했죠".

"특히 홀로 돌아가신 어르신 댁을 청소할 때는 눈물이 날 때도 있어요. 너무 오랜 시간 뒤에 발견이 되어서 파리떼가 들끓고 냄새도 많이 나거든요. 배설물이 그대로 놓여진 경우도 많아요. 청소도 중요하지만 어르신들이 외로우신 분들이기 때문에 같이 이야기도 하고 식사도 해요. 저도 나이가 들면 어떻게 될 지 모르잖아요.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할 때가 올 거란 말이에요. 아직 젊으니까 더 열심히 해야죠".

이를 바탕으로 마술빗자루는 창업대비 400%의 성장과 더불어 매출 증대를 통해 2018년 간이과세사업자에서 일반과세사업자로 변경됐다.

또 운영으로 발생한 매출과 수익금으로 자활근로자를 추가 채용해 현재 김 대표를 포함한 7명이 근무를 하고 있다. 이처럼 지역사회 기관과 연계사업을 통해 사회적경제 가치를 실현한 것을 인정받아 이번에 산업포장을 수상한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자활기업'에 대한 편견은 마술빗자루의 고민으로 남아있다.

"많이 좋아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수급자'라고 하면 사람들의 인식이 안 좋잖아요. 일이 있어야 일자리가 주어지고 사람들도 모일 수 있는데 자활기업이라고 하면 '수급자'라는 인식 때문에 일을 잘 주려하지 않죠. 성북구에도 자활기업들이 있는데 다른 지역에서 일을 하는 경우도 많아요".

"동네 공용 화장실이나 구청 건물 등을 청소하는 일이 있다고 하면 우리로서는 정말 고맙죠. 사회적협동조합도 물론 활동을 해야하지만 그분들에게만 맡기면 자활기업은 사실 의미가 없어지게 되요. 구청 청소 등의 업무를 자활기업에 맡기면 인건비도 적게 들고 수급자들의 일거리도 얼마든지 늘릴 수 있어요. 구에서 자활기업들을 잘 활용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여력이 남아있는 한 '마술빗자루'가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김 대표. 현재 마술빗자루는 협동조합으로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계속해서 수급자들의 일자리 창출과 봉사를 하겠다는  마술빗자루가 앞으로 펼칠 '마술의 세계'가 기다려진다.

"협동조합이 되어서 제 마음으로는 성북구에 수급자가 많은데 그분들과 함께 마술빗자루에서 멋지게, 쭉 함께 하고 싶습니다. 이분들도 어떤 꿈이 있을 것인데 스스로 일을 해서 돈을 벌게 해서 자랑도 하고 어깨에 힘도 실을 수 있도록 하려합니다. 청소가 필요하시면 언제든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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