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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채원의 小談-笑談한 칼럼] 정치는 ‘팽’인가, 이준석·박지현은 '사냥개'에 불과했다

[염채원의 小談-笑談한 칼럼] 정치는 ‘팽’인가, 이준석·박지현은 '사냥개'에 불과했다

  • 기자명 염채원 기자
  • 입력 2022.07.12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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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득권 벽 앞에서 고전하는 ‘청년 정치인들’, 나약? 아니면 위협!이었나

[뉴스더원 편집국 염채원 차장]
[뉴스더원 편집국 염채원 차장]

[뉴스더원=염채원 기자] 월나라(중국 춘추 전국 시대의 나라)가 패권을 차지한 뒤 구천(춘추시대 말기의 월나라의 왕)은 가장 큰 공을 세운 범려(중국 춘추시대 말기의 정치가. 오나라를 멸망시킨 공신)와 문종(월나라의 정치가. 오나라를 멸망시킨 공신)을 각각 상장군과 승상으로 임명했다.

그러나 범려는 구천에 대하여 고난을 함께할 수는 있지만 영화를 함께 누릴 수는 없는 인물이라 판단하여 월나라를 탈출했다.

제(齊)나라에 은거한 범려는 문종을 염려하여 “새 사냥이 끝나면 좋은 활도 감추어지고, 교활한 토끼를 다 잡고 나면 사냥개를 삶아 먹는다(蜚鳥盡, 良弓藏, 狡兔死, 走狗烹)”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 피신하도록 충고하였으나, 문종은 월나라를 떠나기를 주저하다가 구천에게 반역의 의심을 받은 끝에 자결하고 말았다.

이 고사(故事)는 ‘사기(史記)’의 ‘월왕구천세가(越王句踐世家)’에 보이며 토사구팽은 이로부터 유래됐다. 이 고사성어는 유방(劉邦)을 도와 한(漢)나라를 세운 한신(韓信)의 이야기로 더 유명하다. 

중국을 통일한 유방은 일등공신 한신을 초왕(楚王)으로 봉하였으나, 그의 세력이 언젠가는 자신에게 도전하지 않을까 염려했다. 그러던 차에 유방과 패권을 다투었던 항우(項羽)의 부하 종리매(鐘離眛)가 옛 친구인 한신에게 몸을 의탁했다.

일찍이 전투에서 종리매에게 괴로움을 당하였던 유방은 종리매가 초나라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를 체포하라는 명령을 내렸으나, 한신은 옛친구를 배반할 수 없어 명령을 따르지 않았다.

이 사실을 상소한 자가 있어 유방은 진평(陳平)과 상의한 뒤 그의 책략에 따라 초나라의 운몽(雲夢)에 순행한다는 구실로 제후들을 초나라 서쪽 경계인 진(陳)나라에 모이게 했다.

한신은 자신에게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생각하여 자진해서 유방을 배알하려고 했는데 부하들이 종리매의 목을 베어 가지고 가면 황제가 기뻐할 것이라는 계책을 진언했다.

한신이 종리매에게 이 일을 전하자 종리매는 “유방이 초(楚)를 침범하지 못하는 것은 자네 밑에 내가 있기 때문이네. 그런데 자네가 나를 죽여 유방에게 바친다면 자네도 얼마 안 가서 당할 것일세. 자네의 생각이 그 정도라니 내가 정말 잘못 보았네. 자네는 남의 장(長)이 될 그릇은 아니군. 좋아, 내가 죽어주지”하고는 스스로 목을 베어 자결했다.

한신은 종리매의 목을 가지고 가서 유방에게 바쳤으나 유방은 한신을 포박하였으며, 모반의 진상을 조사한 뒤 혐의가 없자 초왕에서 회음후(淮陰侯)로 강등했다.

이에 한신은 “과연 사람들의 말과 같도다. 교활한 토끼를 다 잡고 나면 사냥개를 삶아 먹고, 새 사냥이 끝나면 좋은 활도 감추어지며, 적국이 타파되면 모신도 망한다. 천하가 평정되고 나니 나도 마땅히 ‘팽’ 당하는구나(果若人言. 狡兎死良狗烹, 飛鳥盡良弓藏. 敵國破謀臣亡. 天下已定, 我固當烹)”라고 한탄하며 유방을 원망했다고 한다.

이 고사는 ‘사기(史記)’의 ‘회음후열전(淮陰侯列傳)’에 보인다. 여기서도 토사구팽의 유래, 즉 필요할 때는 쓰다가 필요 없을 때는 야박하게 버리는 경우를 빗대어 이르는 고사성어가 사용된다.

지금 여의도는 청년 정치인들에겐 늪과 같은 곳이 됐다. 거대 양당의 전대표와 전비상대책위원장이 기존 세력들에게 밀려나며 제대로 자기 자리를 찾지 못하는 양상이다.

최근 헌정사상 최초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리위원회에서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을 받고 ‘당원권 정지 6개월’로 징계 처분을 받아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도 피선거권 자격 미달 등의 이유로 출마 자격이 없다는 당의 권한에 따라 전당대회 출마 자체가 불가능해졌다.

나름, 이유와 상황은 다르지만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꽤 큰 역할을 한 인물들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 이들을 선거가 끝나자마자 ‘토사구팽’ 당했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다.

그렇게 대선 국면에서 ‘청년, 청년’ 외치던 정치권이 선거가 끝나고 국민들의 시선이 멀어지자 마치 ‘쓸모없다’는 식으로 그들을 ‘내팽개쳤다’는 것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지난 8일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을 받는 이준석 당대표에게 ‘당원권 정지 6개월’이라는 징계 처분을 내렸다. 이는 사실상 이 대표에게 주는 ‘정치 사망선고’나 다름없는 결정이다.

윤리위가 징계 결정을 내린 것은 이 대표가 성 접대를 받은 사실을 은폐하려고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에게 ‘의혹 제보자를 만나 무마하라’고 지시한 정황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런 결정은 당사자인 이 대표뿐만 아니라 이 대표를 지지하는 지지층에게 반감을 불러일으켰다.

이 대표는 “수사 절차가 시작되지도 않은 상황 속에서 중징계가 내려졌다는 것은 윤리위원회의 형평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거부 의사를 보였고, 자신의 SNS를 통해 지지자들을 결집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대선과 지선 승리를 이끈 당대표를 물증도 없이 심증만으로 징계한 건 부당하다”며 윤리위의 결정을 맹비난했다.

야당인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선거에서 이준석 대표를 활용하고 버린 것”이라고 꼬집고 ‘토사구팽 흔적’의 여운을 남겼다.

청년 정치인에게 닥친 먹구름은 더불어민주당도 피할 수 없었다. 민주당 ‘청년 정치’의 샛별로 통하는 박지현 전 위원장이 그 대상이 됐다.

박 전 위원장은 지난 1월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한 인물로, 이른바 ‘n번방 사건’을 취재해 주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더불어 대선 막판 이 후보에 대한 20대 여성들의 지지를 끌어올리며 촉매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런 박 전 위원장이 오는 8월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피선거권 자격 미달 등의 이유로 출마 자격을 얻지 못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총선이나 서울시장 이런 공직 선출자에 대해서는 당원자격 예외를 부여한 적이 많다”며 “다만 당대표나 최고위원 선출할 때 외부인사를 영입해서 준 적이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결정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박 전 위원장은 지난 6일 자신의 SNS를 통해 직접 ‘토사구팽’을 언급했다.

그는 “필요할 땐 온갖 감언이설로 회유해서 이용해 먹고 자신들의 기득권에 도전하려고 하니 언제 그랬냐는 듯, 토사구팽을 하는 이 정치판”이라며 기존 세력을 향해 활을 쏘았다.

토끼를 잡아다 준 충실한 개를 사냥이 끝나면 삶아 먹는다는 뜻의 兎死狗烹.

선거를 앞두고 2030 젊은 표심을 얻기 위해 앞장서 왔던 청년 정치인들. 그들은 기존 세력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정치 개혁을 외쳤지만 선거가 끝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내팽개쳐졌다는 입장을 호소하고 있다.

그들이 힘이 너무 나약하고 순박(?)해서였을까. 아니면 사냥을 너무 잘하는 사냥개로서 기득권 세력을 위협하고 있어서일까. 그들은 이제 막 시작된 1라운드에서는 쓰디쓴 고배를 마시게 됐지만 앞으로 벌어질 라운드에서는 더 높은 곳으로 비상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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