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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평섭의 세상이야기] 윤석열 정부, ‘한국病’을 치유할 수 있을까

[변평섭의 세상이야기] 윤석열 정부, ‘한국病’을 치유할 수 있을까

  • 기자명 변평섭
  • 입력 2022.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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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평섭 논설고문, 前 세종시정무부시장
변평섭 논설고문, 前 세종시정무부시장

[뉴스더원] 해가 지는 날이 없다는 대영제국, 그 영국이 IMF로부터 금융지원을 받아야 할 만큼 암담한 상황에 빠져 허덕일 때, 세계는 그것을 ‘영국병’이라고 했다.

1970년대 매일같이 쏟아지는 뉴스는 파업에 관한 것이었고 노조위원장의 인터뷰가 수상 회견보다 더 지면을 장식할 정도로 노조의 정치적 영향력이 막강했다.

필자는 그 영국병이 절정을 이루고 있던 70년대 후반, 영국에서 그 현실을 매일같이 느끼며 살았다.

외국 유학생에게도 치과 치료를 무료로 해줄 만큼 복지 체제는 강화되었으니 1980년 국내총생산의 54.6%는 국가채무였으며 산업은 거의 마비 상태였고 그나마 20%는 국유화되어 필요 이상의 인원을 채용하여 경영에 부담을 주고 있었다.

고소득층 역시 소득세가 최고 세율이 83%에 이르고 있어 불만이 팽배할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지쳐 쓰러질 위기의 영국병을 말끔히 씻어낸 인물이 ‘철의 여인’이라고 부르는 마가렛 대처 수상.

그는 취임하자마자 하루 18시간 일을 하며 국민의 인기나 여론에 관심 두지 않고 달렸다.

20개 국영 탄광에서 파업을 하자 가차 없이 2만 명을 해고하고 군병력을 탄광에 투입했다. 노조는 파업을 하면 정부에서 협상을 할 것으로 생각했으나 대처 수상은 ‘나에게 협상은 없다’고 선언하자 결국 노조가 백기를 들고 말았다.

그에 앞서 초등학교에 지급되는 무상우유를 중단하고 그 예산을 교사 증원과 교육 인프라 구축에 투입하겠다고 하자 많은 국민들로부터 ‘우유 강탈자’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그러나 대처는 ‘나에게 U턴은 없다’며 끝까지 밀어붙였다. 정말 인기 없는 정책이어서 비난이 컸지만, 시간이 가자 오히려 높은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그는 방대한 정부 조직을 축소, 공무원 10만 명을 감축하기도 했다. 그를 ‘철의 여인’이라고 하는 데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1982년 남미 아르헨티나 근해에 있는 영국령 포틀랜드섬을 아르헨티나가 자기네 영토라며 무력으로 점령하자 지구 반대편 1,300km나 떨어진 곳에 함대를 파견, 치열한 전투 끝에 되찾은 것이다. 안보에서도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한 것.

이처럼 다부지게 영국을 이끌면서 ‘대처리즘’이라는 정치 철학을 뿌리내린 대처는 12년 집권을 끝내고 1990년 퇴임했는데 후임 토니 블레어 수상 역시 노동당이면서도 보수당의 대처리즘을 충실히 따랐다.

지금 우리나라가 70년대 ‘영국병’으로 곤혹을 겪었던 영국을 닮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1일 현대차는 71.8%가 파업에 찬성하는 투표를 했고, 민노총 산하 금속노조는 오는 20일 파업을 결행할 태세다.

이미 지난달 8일간에 걸쳐 있었던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산업계는 2조 원이나 되는 손실을 입은 바 있는데 앞으로 쓰나미처럼 밀려올 파업사태를 어떻게 할 것인가. 이제 막 출범한 윤석열 정부로서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그동안 노조의 불법행위에 보여준 경찰의 소극적 대응에 학습효과를 체득한 노조, 여기에 더하여 화물연대 파업 때 실감한 노조의 독점적 지위까지 투쟁에 시너지 효과를 낼 경우, 상황은 심각할 것이다.

물론 윤석열 대통령도 대처 총리처럼 자유로운 시장과 공정 경쟁, 생산성 향상과 혁신을 내세우고 있지만 거대한 노조의 쓰나미 앞에는 무력할 수도 있다. 국민들이 우려하는 것은 이것이 몰고 올 경제파국이다.

그러잖아도 지금 우리는 고물가, 고환율, 고유가에 수출마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는데 이것이 ‘한국병’이 아니냐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가 과연 대처 수상이 했던 것처럼 ‘윤석열 정부다운 의지’를 보여줄 수 있을까? 그리하여 이 경제난국을 극복할 수 있을까? 손에 땀을 쥐고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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