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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환택의 頂門一針] 목숨값은 얼마일까?

[황환택의 頂門一針] 목숨값은 얼마일까?

  • 기자명 황환택
  • 입력 2022.06.30 00:00
  • 수정 2022.06.30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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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환택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황환택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뉴스더원] 금세기 가장 충격적인 사건은 9.11 테러였다. 쌍둥이 무역센터 빌딩이 힘없이 무너지고, 국방의 심장 펜타곤까지 공습을 받았으며 무려 2천977명이 사망했다. 

영화 <워스(Worth)>(감독 사라 콜란겔로)는 당시 희생자들의 보상금을 두고 벌어지는 실화다. 대학 강단에 선 주인공 케네스 파인버그(마이클 키튼)가 칠판에 뭔가를 쓰는 장면으로 영화는 시작한다. 

그 문장은 바로 “What is life worth?, 목숨값은 얼마일까”다. 

9.11 테러 사건 후 보상을 위해 희생자들에게는 국가가 책정한 개개인의 ‘목숨값’은 25만 달러에서 700만 달러까지 천차만별이었다. 목숨값이 최대 30배 차이가 난 것이다. 미국 사회는 발칵 뒤집힌다. 

그렇다면 한 사람의 목숨값은 얼마나 될까. 목숨은 본인은 물론 가족에게 온 세상과 다를 바 없다. 그러니 가격을 책정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현실 세계에서는 인간의 목숨이 경제적 가치로 평가하기도 한다. 

러시아 연방 국방부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죽은 러시아 군인들의 가족에게 1만 1000루블(한화 약 13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그들의 목숨값은 이어폰 한 쌍 정도의 값이었다. 

1973년 당시 미국 연방정부는 공식적으로 생명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했다. 20만 달러, 즉 2억이 조금 넘는 돈이다. 미국도로교통안전국에서 한 사람의 사망이 사회에 끼치는 비용을 계산한 금액이다. 

지난해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나온 사람들의 목숨값은 ‘456억’이었다. 많아 보이지만 죽고 죽이는 사람들의 목숨값이 ‘1명당 1억’이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국민의 목숨값은 얼마일까? 이 질문은 참 잔인하다.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에서 이 잔인한 질문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더 잔인하다. 

국민의 목숨값은 국민이 곤경에 처했을 때 국가가 구하러 올 것이란 믿음의 크기에 비례한다. 국민이 죽어가는 상황에서 방치되는 나라가 있다면 그것은 정상적인 민주국가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공무원이 어업지도선에 근무하다가 실종되고, 북한은 표류(漂流)하던 공무원을 심문하고 사살했으며 심지어 시신을 불태웠다. 이러한 만행이 저질러질 동안 국가는 무엇을 했으며 국민 보호의 의무가 있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무엇을 했을까. 

대한민국 헌법 66조(대통령의 지위‧책무(責務)‧행정권)와 69조(대통령 취임 선서)에 의하면 대통령은 국가의 독립을 수호(守護)하고 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 국가 수호와 국민 보호가 대통령의 최우선 일인 것이다. 

그러나 공무원의 시신이 처참하게 불태워지는 동안 대통령은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늘 ‘사람이 먼저’라고 말하던 그 대통령이 그 대통령이란 말인가. 

김정은의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에 감격할 뿐 국민의 목숨을 지키지 않은 국가가 어찌 국가일 수 있으며 표류한 공무원을 구하라는 지시를 내린 흔적이 없는 대통령을 어찌 대통령이라 할 수 있을까. 

민주국가와 독재국가는 여러 면에서 차이가 있지만 가장 큰 차이는 국민의 목숨값 차이다. 민주국가 지도자는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국민의 목숨을 구하려 한다. 독재자들은 국민의 목숨을 협박과 흥정의 수단으로 여길 뿐이다. 

월북인지 아닌지는 아직 모른다. 대통령 기록물이라는 이름으로 진실이 가려져 있기에 판단은 이르다. 그러나 적어도 해수부 공무원의 죽음 앞에 국가와 대통령은 없었다. 

잔인하지만 다시 국가와 대통령에게 묻는다. 

“민주국가, 조국 대한민국에서 국민의 목숨값은 얼마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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