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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수의 허튼소리] 월급쟁이를 위한 송가(頌歌)

[박현수의 허튼소리] 월급쟁이를 위한 송가(頌歌)

  • 기자명 박현수 기자
  • 입력 2022.06.24 20:00
  • 수정 2022.07.0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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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의 생명력으로 코로나 시기 버텨온
이 땅의 민초들에게 영광 주어지길

박현수 본지 편집인
박현수 본지 편집인

[뉴스더원] 월급쟁이는 가진것 없이 오직 몸뚱아리 하나 던져 돈 버는 사람들이다.

18세기 산업혁명후 공장들이 생기고 처음 월급쟁이란 낯선 직업이 등장했을때는 자본주의 사회의 노예, 중세시대의 농노, 현대판 천민 등으로 불리기도 했다.

넥타이 매고 양복 입으니 겉모습은 멀쩡하지만 속은 썩어 문드러졌다고 해서 '가출한 영혼'으로 비유되기도 했다.  

나는 그런 월급쟁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한 뒤 지금까지 30여년을 넘게 그렇게 살아왔다.

우리같은 보통 월급쟁이들이 제일 얄미워하는 건 국가다. 월급쟁이의 월급봉투는 유리지갑이라고들 한다. 들고나는 돈이 뻔하다 보니 국세청이 손금보듯 내 경제사정 들여다 본다. 

월급날만 되면 갑종근로소득세 등 온갖 희한한 이름을 붙여 돈을 거둬간다. 주는 건 없이 가져만 가니 얼마나 얄미운 존재일까..

몇푼 안되는 월급에서도 기를 쓰고 돈을 가져가는 국가는 월급쟁이들이 보기에 스크루지보다 더한 수전노요  있는 핑계 없는 핑계 만들어가며 괴롭히는 놀부보다 더한 심술꾼이다.

그래도 갖게되는 서푼어치 위안거리 하나. 내가 내는 세금으로 나라 운영 되니 '나는 애국자'라는 '개도 안 물어갈' 알량한 자부심이다. 그거 하나로 30여년을 넘게 버텨왔다.. 

그런 월급쟁이가 2021년 기준 2천5백여만명이 넘는다. 정규직 비정규직 등 사업주가 주는 돈에 목숨 거는 불쌍한 족속들을 모두 합하면 그런 수치가 나온다. 아마 더 나올지도 모르겠다.

그들은 아무것도 아닌 일에 목숨걸고 사소한 일에도 희비가 엇갈리며 매일 웃고 매일 운다. 힘들어도 내색하지 못하고 억울한 일 당해도 속으로 삭힐 뿐이다.

2020년 12월 코로나19가 시작됐다. 느닷없는 전염병에 매출이 줄고 소득이 줄었다고 중소 상공인들이나 영세 자영업자들이  아우성쳤다. 정부가 이들을 돕기위해 나섰다. 몇백만원에서 몇천만원까지 생계지원금이니 손실보상금이니 하며  주머니돈 쌈지돈 쓰듯 나눠 줬다.

특수고용노동자(특고)네 프리랜서네 하는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도 외면하지 않았다. 역시 지원금이 쥐어졌다.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준다고 못 살겠다고 아우성 치는 이들에겐 어김없이 손을 내밀었다.

정부가 그렇게 오지랖을 넓혔어도 소외된 이들이 있었다. 월급쟁이 들이다. 이들은 말이 없다. 어디 하소연할데도 없다. 힘들어도 힘들다고 못하고 어렵고 아파도 참고 견딘다. 이러다보니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다. 속으로 골병들고 허리가 휘어졌는데도 다들 무심코들 지나친다.

코로나19가 한 물 지나갔다니 하는 말이지만 월급쟁이들도 힘들었다. 회사에선 실적이 않좋다고 상여금이라도 깍아야 한다고 덤빈다. 실정 뻔히 아는데 '그렇게 못한다"고 할 수도 없다.

그만두거나 잘리는 이들이 많은데 직장 다닐수 있게된것만도 감지덕지했다. 깎인 월급이라도 받아보려고 온갖 눈치밥과 구박 참고 살았다.

노동환경도 악화됐다. 경영 사정이 안좋다고 인원을 줄이는 회사가 부지기수로 많았다. 서너사람이 하던일을 혼자 하는 경우가 일상이 됐다.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그래도 안 잘리고 다니니 그게 어디냐 며 힘든 시절 견뎌냈다.

코로나 시국은 월급쟁이들에게도 그런 고통을 안겼다. 매월 몇천만원씩 받는 초고소득 월급쟁이야 상관없었겠지만 그저 그런 월급 받고 사는 평범한 월급쟁이들은 정말 힘들었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들을 철저하게 외면했다. 

생각해보면 국가에게 월급쟁이는 언제나 정책의 후순위였다. 세금은 벼락같이 떼가면서 베푸는것은 인색했다. 구석구석 다 살피는것 같은데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월급쟁이들에겐 항상 무심했다.

코로나19 시기에 월급쟁이들이 받은 정부지원이라고는 2021년인가에 전국민재난지원금이네 뭐네 하면서 코끼리 비스켓 주듯 생색낸게 전부다.

그렇다고 월급쟁이들을 위해 딱히 뭐를 더해 달라는것은 아니다. 어려운 사람 도운게 잘못됐다는것도 아니다. 그저 우리도 힘들었다고 말하고 싶고 알아달라고 얘기하고 싶은거다. 어려운 시절 함께 견뎌온 공은 인정해 줘야 한다는 거다. 

인고의 세월 묵묵히 이겨온 이 땅의 월급쟁이들에게 힘겨운 인사 건넨다.그동안 수고했노라고. 힘들고 어려운 시절 견뎌 내느라 정말 애썼노라고. 

밟아도 밟아도 죽지않는 잡초의 끈질긴 생명력을 갖고 버텨온 이 땅의 민초들이여 .그대들에게 영광 있으라! 국가가 이들에게 감사인사라도 한번 해주면 어떨까. 그러면 어디 덧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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