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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열 칼럼]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진실을 밝혀라

[김재열 칼럼]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진실을 밝혀라

  • 기자명 김재열
  • 입력 2022.06.24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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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열 언론인
김재열 언론인

[뉴스더원] 2020년 9월 21일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원 이대준 씨는 서해상에서 표류 중 북한군에 총살을 당한 뒤 시신이 불태워졌다.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이다.

당시 47세였던 이씨는 목포 소재 서해어업지도관리단의 8급 공무원(해양수산서기)으로 서해 최북단 소연평도 해상 어업지도선에서 직무를 수행하던 중 실종됐다. 이씨는 실종 5일전 출항해서 동료 10여명과 함께 9일간의 업무를 마친 뒤 복귀할 예정이었다.

새벽 근무 중 사라진 이씨의 마지막 모습을 본 사람은 없었다.

조사를 벌인 국방부는 며칠 뒤 이씨가 북측 해상에서 피격됐으며 시신은 불태워졌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 다음날 북한 통일전선부는 통지문을 통해서 “정체불명의 인원 1명이 우리 측 영해 깊이 불법 침입하였다가 우리 군인들에 의하여 사살(추정)되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신분 확인 요구에 얼버무렸고, 대치 도중 도주 움직임이 있어 규정에 따라 사격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통일전선부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사과했다는 부분이다.

우리 국방부도 “북한군이 이씨를 발견한지 6시간만에 바다 위에서 총살하고 뒤이어 시신에 기름을 붓고 불태웠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이씨 실종 후 8일이 경과한 29일, 해경은 언론 브리핑에서 이씨가 월북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언명했다.

윤성현 당시 해경 수사정보국장은 “실종자는 북측 해역에서 발견될 당시 탈진한 상태로 부유물에 의지한 채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다”고 말하고 “북측이 실종자만이 알 수 있는 이름, 나이, 고향 등 신상 정보를 소상히 파악하고 있었고 그가 월북 의사를 밝힌 정황 등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족들은 월북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반발했다. 유족들은 군 당국이 책임 회피를 위해 월북으로 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군과 정보당국은 “이씨가 월북을 시도했으며 이를 뒷받침할 근거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랬던 것이 사건 1년 9개월이 지난 6월 16일 윤석열 정부의 국방부와 해양경찰청은 “자진 월북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며 문재인 정부의 '월북' 결론을 뒤집었다.

당시 집권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은 월북이 아니라는 새 정부의 조사 결과를 부정했다. 월북이 아니라는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핵심은 문재인 정권이 퇴임하면서 ‘대통령기록물’로 덮어놓은 관련 자료이다. 15년간 공개할 수가 없다. 다만 국회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으면 열람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협조 않겠다고 일축했다.

민주당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여권을 향해 "민생보다는 친북 이미지, 북한에 굴복했다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신(新)색깔론"이라고 오히려 역공했다.

'색깔론'이라면 좌파세력이 우파의 공격을 무색하게 하는데 써먹는 만능 프레임이다. 그렇지만 우리 국민이 무참한 죽임을 당하고 유족들이 집밖을 나가지 않을 정도로 고통을 겪으며 사는 현실을 보면서 거기에 색깔론 프레임을 거는 것은 맞지도 않고 선명하지도 않다.  

숨진 이씨의 부인은 민주당의 월북 주장을 개탄했다. “월북이라고 주장을 하고 싶으면 확실한 증거를 보여달라. 증거는 보여주지 않고 월북이라고 주장을 하면 저희한테 2차 가해를 하는 것”이라면서 “민주당에서 월북이 아닌 증거가 없다고 말을 하는데, 그게 월북이 아닌 증거”라고 말했다.  
 
우 위원장은 또 “먹고사는 문제가 얼마나 급한데 이게 왜 현안이냐”며 비판했다. 이 역시 애매한 입장이 되면 방치해놨던 민생을 끄집어내는 지극히 상투적인 방법이다.

그러면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까지 완성한 제가 이 정도 국면도 극복 못 할 거라 보면 오판"이라고 말했다.

국민적 의혹을 풀자는데 어이없게도 탄핵까지 언급했다. 거대정당 대표가 여차하면 탄핵도 불사하겠다는 식의 협박으로 들릴 법한 발언을 간단하게 내뱉은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다.  

진실규명과 인권회복의 문제를 극복의 대상으로 보는 것도 지나치다. 편협하고 독선적인 사고들이 민주당 586 용퇴론을 유효하게 하는 요인이다. 엉뚱한 곳을 바라볼 것이 아니라 국민을 바라보는 정치를 해야 할 것이다.  

유족의 통한을 달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문재인 정부의 조사 과정과 내용 등 진상을 밝혀야 한다. 대북관계 정상화를 위해서도 그렇다. 또 잘못이 있다면 관련 책임자의 처벌도 따라야 한다.  

민주국가에서 국민의 목숨과 명예를 어떤 이유에서든 짓밟고 넘어 가선 안된다. 진실과 화해, 진상규명이 선택적이어선 더욱 안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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