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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성 칼럼] 대기업의 '협력업체 갑질'은 기업 생태계 파괴의 주범

[김동성 칼럼] 대기업의 '협력업체 갑질'은 기업 생태계 파괴의 주범

  • 기자명 김동성 기자
  • 입력 2022.06.21 19:58
  • 수정 2022.06.22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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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성 서울본사 편집국 경제담당 국장
김동성 서울본사 편집국 경제담당 국장

[뉴스더원/ 데일리서울 김동성 칼럼] 민경준 포스코케미칼 사장의 메시지다. "모두와 함께 더불어 공생하며 더 나은 미래를 열어갈 기업시민이자,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인류의 삶을 더욱 건강하고 풍요롭게 하는 포스코케미칼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최근 포스코케미칼의 무자비한 갑질을 당한 세강산업 임직원들이 민경준 사장의 이 말을 들으면 어떤 마음이 들지 매우 궁금하다.

갑질은 강자의 종합적 살인이다. 자신의 권력을 흉기로 삼아 약자를 사지로 몰아 세운다.

일부이긴 하지만 대기업의 갑질은 기업 생태계 파괴의 주범이다. 중소기업의 생사여탈권을 쥔 탓에 무소불위의 불법을 서슴없이 자행한다. 중소기업이 죽든지 말든지 내가 알 바 아니라는 비열한 횡포다.

포스코케미칼이 세강산업와의 계약기간이 6개월이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다른 사업자에게 이관하는 방법으로 부당하게 거래를 종료해 공정위의 제재를 받았다.

세강산업은 포스코케미컬과 포스코의 광양제철소 화성공장설비 배관용접작업에 대한 연간 계약을 체결하고 거래를 지속해오다가 2019년 7월 계약기간을 6개월 남겨 놓고 뜻밖의 봉변을 당한 셈이다.

세강산업은 포스코케미칼의 로(爐)재정비 부문의 협력사 중 하나로 ㈜포스코케미칼이 ㈜포스코로부터 위탁받은 광양제철소 내화물(고온에 견디는 물질) 보수작업과 관련된 부대용역(운반·해체·철물 작업 등) 및 화성공장 설비 배관용역작업을 수행하는 사업자다.

문제의 화성공장은 광양제철소 내에 있으며, 제철소의 원료인 코크스(Cokes)를 제조하기 위하여 석탄을 건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스(COG; Coke Oven Gas)를 정제하는 공장이다.

공정위는 포스코케미칼은 이 사건 거래 중단 과정에서 세강산업과 제대로 된 협의를 거치지 않았으며 정식 통지도 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포스코케미컬의 못된 갑질은 세강산업이 잘못이 전혀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이익추구를 위한 행위라는데 심각성이 더한다.

포스코케미칼이 세강산업에 대한 발주를 중단한 후 다른 협력업체로 이관한 물량의 금액은 48,434000원이다.

양사의 거래상지위를 보자. 양 사업자 간 사업수행 규모・능력의 격차, 거래의존도를 고려할 때 포스코케미칼은 세강산업에 대해 우월한 거래상 지위를 가지고 있다.

또 포스코케미칼의 매출액은 세강산업의 약 200배에 달하고, 세강산업는 매출액의 95%를 포스코케미칼에게 의존했다. 포스코케미칼은 우월적 지위를 넘어 생사여탈권을 가진 저승사자였다.

포스코케미칼이 계약기간 중 일방적으로 발주를 중단하고 다른 사업자에게 물량을 이관한 행위는 세강산에게 예상하지 못한 불이익을 제공한 행위에 해당한다.

먼저, 이 사건 거래는 매월 꾸준히 발주되는 방식이므로 세강산업㈜는 ㈜포스코케미칼이 자신에게 발주하기로 계약한 후 다른 협력업체(2개 사업자)에게 이관한 물량 만큼에 해당하는 매출 손실의 경제적 불이익을 입었다. 

아울러, 화성공장 설비 배관용접 전담인력을 해고할 수 없어 다른 사업수행에 과다 투입하는 등 경영상 비효율도 겪었다.

공정위는 포스코케미칼에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3조 제1항 제4호 거래상 지위 남용 행위(불이익 제공)를 적용해 향후 행위금지명령을 내렸다.

공정위는 대기업이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계약기간 중임에도 불구하고 협의절차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발주중단을 함에 따라 특정 협력업체에게 예측할 수 없는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시정함으로써 대기업 협력사들의 유사 피해가 방지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리는 공정위가 대기업의 갑질이 종식되기를 기대한다는 데 심각한 우려감을 감출 수 없다.

공정위가 앞으로도 협력업체들에 대해 우월적 지위를 가진 대규모 사업자가 자신보다 거래상 지위가 낮은 사업자들의 정당한 이익을 제한하는 불공정 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엄중하게 처리한다는 선언적 조치보다는 사업권 일시적 박탈 등 중소기업이 입은 피해에 상응하는 철퇴를 가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기껏 시정명령이라니? 이정도 조치로 포스코케미칼이 중소기업을 향한 갑질을 멈출 수 있을까? 공정과 상식의 기준에서 재고해보길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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