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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평섭의 세상이야기] 20대 젊은이들 光州(광주)에서의 아름다운 패배

[변평섭의 세상이야기] 20대 젊은이들 光州(광주)에서의 아름다운 패배

  • 기자명 변평섭
  • 입력 2022.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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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평섭 논설고문, 前 세종시정무부시장
변평섭 논설고문, 前 세종시정무부시장

[뉴스더원] ‘바보 노무현’이라는 말은 그를 비하하는 말이 아니라 애정을 가지고 부르는 별명이다. 그것은 2000년 국회의원 선거 때로 거슬러 간다.

이미 ‘5공 비리 청문회’ 스타로 명성을 얻은 노무현 의원은 당선이 확실시되던 서울 종로를 포기하고 ‘새천년 민주당’ 간판을 업고 부산에서 출마하여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낙선할 줄 알면서도 정치적 이해를 떠나 험지를 택했던 노무현-그래서 붙여진 별명이 ‘바보 노무현’이었던 것.

그러나 그의 낙선은 당선 이상으로 국민들에게 강한 인상과 함께 높은 평가를 받았고 바로 여기서 훗날 대통령에까지 이르게 된다.

왜냐하면 그가 내걸었던 깃발이 ‘지역주의 타파’였고 사람들은 지금까지도 이것을 ‘노무현의 꿈’이라 부르며 그가 비극적으로 세상을 떠난 5월 23일이 오면 그 꿈을 되새겨보곤 한다.

어쩌면 그가 종로에서 편하게 국회의원에 당선되었더라면 그의 이미지는 전혀 다르게 전개되었을지 모른다.

이렇듯 정치는 당장의 이익을 따지지 않고 때로는 가시밭길도 마다치 않고 걷는 ‘바보’가 되어야 한다.

이번 6.1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치열했던 경기, 인천, 충남의 광역 단체장 선거와 이재명 전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출마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지만, 의미 있는 또 하나의 선거가 있었다. 광주광역시에서 국민의 힘 간판을 업고 구의원에 출마한 3명의 20대 젊은이들의 이야기다.

광주는 어떤 곳인가? 1987년에 치러진 13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시 평화민주당의 김대중 후보가 94.4%를 얻었지만 통일민주당의 김영삼 후보 0.51%, 민정당 노태우 후보 4.8%를 얻은 곳이 광주다. 보수의 불모지였다.

2007년에 있었던 대통령 선거에서도 결과는 비슷하게 나타났는데 통합민주당의 정동영 후보가 79.75%로 거의 80%의 득표를 한 것에 비해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8.59%에 그쳤다.

이런 정치적 환경 속에 어쩌면 대통령 선거보다 더 민감할지도 모르는 구의원 선거에 국민의힘 간판으로 출마한다는 것이야말로 매우 무모한 행동이었다.

특히 이들 부모님의 완강한 반대, 명함을 받아 들고 호통치는 어르신, 거리에 걸어 놓은 현수막이 찢겨나가는 아픔… 이런 벽에 부딪히면서도 그들 젊은 후보들은 뜻을 굽히지 않았다. 선거 비용이 없어 막노동 알바로 돈을 모으기도 하고 자동차가 없어 걸어서 선거운동을 했다.

그렇게 이들 20대 젊은 후보들은 ‘고여 있는 물은 썩는다’는 신념으로 지역주의 타파에 몸을 던졌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낙선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낙선했지만 모두 10~15% 이상을 득표하였다.

15%는 선거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 10% 이상은 선거 비용 절반을 보전 받게 되고 15%가 넘으면 전액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전남도지사에 출마한 이정현 국민의 힘 후보도 18.8%, 전라북도지사에 출마한 조배숙 국민의 힘 후보 역시 17.97%를 받아 선거비용 보전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이들과 달리 광주 구의원에 도전한 20대 젊은 후보들에게 관심을 두는 것은 이들이 기성 정치에 물든 사람도 아니고 지역주의 타파라는 순수한 청년의 열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 이들이 선거에 뛰어들면서 ‘떨어져도 다시 도전하겠다’고 한 말은 깊은 감동을 준다.

이런 젊은이들의 지역주의 타파를 향한 도전이 영호남 모두에게서 계속 이어진다면 우리의 민주주의는 더욱 희망을 안겨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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