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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평섭의 세상이야기] 권력자와 性

[변평섭의 세상이야기] 권력자와 性

  • 기자명 변평섭
  • 입력 2022.05.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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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평섭 논설고문, 前 세종시정무부시장
변평섭 논설고문, 前 세종시정무부시장

[뉴스더원] 지방의 모 사립대학의 A 이사장은 ‘미투’ 바람이 한창이던 때 교내에서 발생한 교수의 여제자 성추행 사건을 단호히 처리하여 교내외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기회 있을 때마다 교내 성비위 발생에는 강력한 입장을 보였다. 이런 이사장에게 뜻밖의 일이 터졌다.

어느 날 이사장이 저녁 늦게 무엇을 챙기려고 학교로 돌아와 이사장실 문을 열었다. 그랬더니 뜻밖에도 비서실에서 B양이 컴퓨터를 켜고 일을 하고 있지 않은가.

“아니, 아직까지 퇴근을 않고 일하고 있었군..” 하며 A 이사장은 놀란 얼굴로 B양의 어깨를 토닥이며 그녀의 이마에 살짝 뽀뽀를 해주었다. 그것이 전부였다.

그런데 이튿날부터 B양이 출근을 하지 않는 것이다. 몸이 아파서 그러려니 생각했는데 오후에 경찰에서 전화가 왔다. B 양이 A 이사장을 성추행으로 고소를 해서 진술을 받아야겠다는 것이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충격이었다.

그리하여 사건은 복잡하게 얽히기 시작했고 급기야 노조까지 개입하여 이사장직을 물러나고 말았다. 뒤늦게 후회했지만 소용이 없는 노릇.

그는 B양이 고소를 취하해주면 자신의 대학에 교수로 채용해주겠다고 회유하기도 하고, 측근을 시켜 돈으로 해결해보려고 했으나 이 역시 허사였다. 하늘의 별 따기 같은 대학의 자리도, 액수가 큰 돈도 통하지 않고 오히려 ‘2차 성피해’라는 반격을 받았다.

‘비서 주제에 감히 나를… 이마에 뽀뽀 좀 했다고 이렇게 배신할 수 있나?’

A 이사장은 B양의 행위를 배신이라고 생각했고 자신의 행위는 딸 같은 아이에 대한 어른으로서의 격려쯤으로 생각했다.

바로 이것이 요즘 계속되는 지도층 인사들의 성비위 사건이 갖는 공통점이다. 남에게는 가혹하고 자신에게는 관대한 또 하나의 ‘내로남불’인 것이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여비서 성폭행 사건이나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부산시장의 여비서 성추문 사건도 감히 시장을 하늘처럼 섬겨야 할 비서 신분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것이고, 그것은 곧 배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평소에는 이런 성문제에 강력한 입장을 취했고 산하 직원들에 대한 성교육도 수시로 실시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박완주 의원 역시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을 때 그의 페이스북에 ‘참혹하고 부끄럽다’고 했다. 나무랄 데 없는 모범답안이다.

그런데도 왜 자신들은 성비위 사건을 저지르는 것일까.

첫째는 성인지(性認知) 의식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아버지 같은 사람이 어깨 좀 감싸며 토닥거린 것이 뭐 잘못이냐는 생각이 잠재해 있으며 ‘너도 내가 이렇게 해주는 것을 고마워할 것’이라는 착각이 그것이다.

둘째는 ‘나는 너의 인사권을 갖고 있어 네가 앞으로 잘 되려면 경솔하게 행동하지 마라’는 그릇된 권위의식과 오만함이다. 여성을 온전한 인격체로 존중하는 것이 아니라 박완주 의원이 보여준 것처럼 돈으로 회유하거나 피해 여성이 동의하지도 않은 사직서를 의회 사무처에 제출하는 등의 탈선을 저지르는 것이다. 

민주당은 그런 박 의원을 제명 처분했지만 이런 중대한 성비위 사건을 제명 정도로 처리해버리니 성비위 사건이 계속되는 것이다. 권력자들은 모두가 ‘성인지 의식’이 마비된 것일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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