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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더원 특별기획] 도시를 바라보는 세 가지 시선⑧

[뉴스더원 특별기획] 도시를 바라보는 세 가지 시선⑧

  • 기자명 김성하
  • 입력 2022.05.1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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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자 김성하의 시선③ “아름다운 도시는 누구를 위한 것일까?”

김성하 경기연구원 연구위원
김성하 경기연구원 연구위원

[뉴스더원=김성하]  아름다운 도시, 편리한 도시를 여행하고 싶다는 생각은 모두가 간직하고 있는 소소한 꿈일 것이다.

그런데 만약 아름다운 도시와 편리한 도시 중 하나만 선택을 해야 한다면 어떨까? 예상컨대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위해서라면 아름다운 도시를 선택할 것 같다. 왜냐하면 여행은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몸과 마음에 새로운 공기를 불어넣기 위해서 불편을 감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힘들고 불편한 여행은 오히려 몸과 마음을 더 지치게 만들 것이라는 생각에 편리한 도시를 선택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여행갈 도시를 선택하는 것이 어느 한 가지를 갖는 대신 다른 한 가지를 포기해야 하는 것이라면, 기대하던 여행의 맛은 최선이 아닌 차선일 수 밖에 없다는 씁쓸한 결론이 되어버릴지도 모르겠다.

그러면, 여행의 맛을 최선으로 끌어올리는 방법은 없을까? 그 답은 단순하다. 아름답고 편리한 도시를 선택하면 된다. 그런데 여행의 장소로서 최선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아름답고 편리한 도시는 도대체 어떤 도시이며, 어떻게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먼저 아름답고 편리한 도시는 여행객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물론 도시를 찾는 여행객을 위해, 도시의 관광 수입을 올리기 위해, 도시를 여행하는 데 필요한 모든 편의시설과 기능을 마련하여 도시의 편리성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놓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정작 그 도시에 거주하는 도시민들의 일상이 불편하다면 그 도시는 여행객만을 위한 반쪽짜리 편리한 도시에 머물 것이다. 마찬가지로 여행객의 감성을 자극하며 여행의 맛을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해 도시를 멋지고 아름답게 꾸밀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조각가의 작품을 도시 한 가운데 설치한다면, 그 작품을 보러 많은 여행객들이 몰려올 것이 자명한 일이다. 혹은 유명한 건축가의 설계로 탄생한 멋진 건축물이 도시를 더욱 아름답게 만들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도시에 거주하는 도시의 주인인 도시민에게 아름답게 느껴지거나 멋지게 다가오지 않는다면 그래서 도시민의 일상과 삶에 그 어떤 감동을 주지 못한다면 이 역시 반쪽짜리 도시가 될 것이다.

결국, 아름답고 편리한 도시는 여행의 멋진 장소가 되기 위해 만들어지는 것이라기 보다는 반대로 그 도시에 거주하는 도시민들의 삶의 장소로 도시민들에 의해 만들어 지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즉, 일상의 반복에 지친 도시민들이 아닌, 즐겁고 행복한 새로운 일상의 창조로 삶을 채워가는 도시민들이 만들어 내는 아름답고 편리한 도시가 여행을 가고 싶은 도시가 되는 것이다.

2014년 프랑스 이브와 거리 풍경 (사진=김성하)
2014년 프랑스 이브와 거리 풍경 (사진=김성하)

도시는 외부의 시선으로 만들어 내기 보다는, 내부의 손길로 다듬고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그 아름다움을 뿜어 낼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아름다운 도시의 향기가 여행객의 감성을 자극하며 여행가고 싶은 도시로 만드는 것이다.

아름다운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도시민들이 일상을 스스로 아름답게 만들어갈 때 도시가 아름다워진다는 말이 다소 진부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가장 평범한 것이 가장 소중하며 가장 독특한 개성을 발휘한다는 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사회는 급속도로 변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의 한 축에서 평범한 개인의 일상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사회와 국가를 위해 혹은 아름답고 편리한 도시를 위해 개인의 일상이 일방적으로 희생되거나 외면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래서 이제 도시는 평범한 개인들로 구성된 도시민들이 스스로 만들어가야 할 때이다.

유명한 예술가와 건축가의 작품이 도시에 들어서는 것도 도시를 아름답게 만들겠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도시민들이 스스로 일상에서 예술을 느끼고 예술을 창조할 수 있어야 한다. 예술은 더 이상 특정 예술인만의 점유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도시민들이 스스로 즐기고 느끼며 창조해내는 예술은 단지 예술 작품으로써만 기능을 하는 것이 아니다. 동등한 개인으로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도시의 문화를 싹 틔우는 씨앗이며 텃밭이며 열매이다.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도시에 사는 것이 아니라 도시라는 동일한 시·공간에 있는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가며 가꾸는 일상을 통하여 도시의 문화는 그 매력을 뿜어내며 더욱 아름답고 편리한 도시로 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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