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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를 만나다] 김동연이 꿈꾸는 '기회가 강물처럼 흐르는 나라'

[대선후보를 만나다] 김동연이 꿈꾸는 '기회가 강물처럼 흐르는 나라'

  • 기자명 채승혁 기자
  • 입력 2021.12.31 16:41
  • 수정 2021.12.31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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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저 색깔로 결정되는 청년 인생, '기회의 불공정' 해결해야"
"현 정부 경제 운영에 책임 느껴…내 말 들었으면 달라졌을 것"
'단일화'는 "NO", '가치연대'는 "기존 정치권이 안 받아들일걸?"

(사진=김동연 캠프 제공)
(사진=김동연 캠프 제공)

[뉴스더원=채승혁 기자] 올해의 마지막 날인 12월 31일은 "기득권 공화국인 대한민국을 기회 공화국으로 만들겠다"며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가 출마를 선언한 지 115일째 되는 날이다.

유력 후보들이 각종 리스크에 휘말리자, 그동안 거대 여야에만 집중되며 답보상태에 놓여있던 김 후보의 지지율도 조금씩 꿈틀대기 시작했다. 이에 김 후보는 "공직생활을 오래 했지만 불법, 비리 등으로부터 떳떳하고 자신있다"며 다른 후보들과 '도덕성'에서의 비교를 거부했다.

'대통령 후보 김동연'이 오늘날 갈 곳 잃은 유권자들에게 신선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뉴스더원은 새해를 맞이해 후보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하나같이 그의 가치관과 신념을 여지없이 확인할 수 있었던 '속이 꽉 찬' 답변들이었다.

(사진=최동환 기자)
(사진=최동환 기자)

- '흙수저'로서 자수성가의 입지전적인 인물로 거듭나셨다. 후보님 본인의 지난 삶을 되돌아봤을 때 가장 고팠던, 그래서 국가가 해결해주길 바랐던 부분은 무엇인가. 그리고 대통령이 된다면 그 부분에 어떻게 임하려는 생각을 하고 계시는가.

열두 살 때부터 무허가 판잣집에서 살았고, 그 집이 철거되고 나서는 천막에 살면서도 열심히 공부해서 나름의 기회를 부여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수저 색깔'로만 청년들의 인생이 결정된다. 부모 소득과 대학 입학, 취업 직종, 그리고 부모의 평생 소득과 자녀의 평생 소득과의 상관관계가 매우 큰 것이 현실이다. 시험 등을 통해 결정되는 것이 공정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 내재하여 있는 '능력주의 외피를 쓴 세습주의'가 강하게 작용하는 것이 한국사회의 현실이고, 이에 우려를 하고 있다.

따라서 '기회의 불공정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에 가장 큰 관심을 두고 있다. 제가 주장하는 건 '기득권 공화국을 기회의 나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첫 번째는 '더 많은 기회'를 만드는 것이고, 두 번째는 '더 고른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 세 번째의 '더 나은 기회'는 도전에 실패한 이들에게 사회안전망을 제공하는 방안이다.

더 많은 기회는 경제와 사회의 역동성, 더 고른 기회는 공동체 정신과 상대적인 기회의 공정에서 비롯된다. 더 많은 기회를 위해서 '추격 경제'의 금기를 깰 것이고, 더 고른 기회를 위해서는 '세습 경제'의 금기를 깰 것이다. 

- 지지율이 오랜 기간 답보상태인데 지금까지의 대선 과정을 자가 진단하자면. 또한 안철수의 '이명박·박근혜 형집행정지'나 심상정의 '주4일제' 같은 파격 행보나 '킬링 공약'에 대한 계획도 있는지.

현재의 지지율은 각 후보에 대한 정확한 평가와 선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 대한민국의 선거구도는 명백하게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기득권 양 당의 막강한 조직과 돈의 힘이 전제된 허수에 불과하다. 국민은 부지불식간에 '둘 중 하나' 선택에 길들여진 상태이고, 안타깝지만 언론 환경도 양당에 집중되어 있어 '새로운물결' 같은 신생 정당의 목소리가 크게 들리지 않는다. 정치개혁, 정치 세력 교체를 위한 공정한 정당 보조금제도나 제대로 된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선거제도 개혁이 필요하다.

(다른 후보들의 행보가) 파격적이라지만, 실질적으로는 자극적인 메시지와 정책으로 대선을 어지럽히고 있다. 저는 국가 경영 철학과 미래 가치에 대한 충분한 고민을 담아 세심하고 깊이 있는 정책을 말씀드리기 위해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 교육 공약 중 '사립대 자율화'와 '국공립 추첨제'의 자세한 내용을 듣고 싶다. 단순히 생각하면 오히려 사립대와 국립대 입학 정원들의 수준 격차가 벌어지지 않을까 싶은데, 오늘날의 대학 격차 해소에 어떻게 도움이 된다는 건가.

저는 '서울대학 학부의 지방 이전 필요성'을 말씀드렸고, 지방 거점 국립대학을 대폭 육성하자는 이야기도 함께 드렸다. 동시에 국립대학에 대한 고통 분담, 예를 들자면 일부 대학 통폐합·학과 조정·특성화 등이 필요하며 국립대 정원 중 일부를 '추첨'하는 것을 장기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씀드렸다. 능력주의의 외피를 쓴 세습 주의가 워낙 만연돼 있기 때문에, 이를 어느 정도 해소하는 특단의 조치로써 주장하는 것이다.

마이클 샌델 교수가 ‘공정하다는 착각’에서 지금 미국 사회의 세습주의에 대한 해결책으로 '아이비리그 추첨제' 얘기를 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하지만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들에 대한 보상도 같이 따라야 하기 때문에 적절한 조화가 필요하다. 예컨대 평가 기준 이상의 수학 능력을 갖춘 인원 중 일부에 추첨제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대학 자율화에 대해서는 중장기적으로는 공정성과 투명성이 담보되는 범위 내에서 '대학 자율에 맡기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국공립은 모든 사람에게 기회가 주어질 수 있는 방향으로 나가되, 사립대는 정부 지원을 줄이면서 자율화로 가는 쪽으로 하자고 안을 제시한 것이다. 다만 많은 국민들이 우려하는 사립대의 불공정·불투명에 대해선 관리가 필요할 것이고, 보완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조건이 선행된다. 

(사진=최동환 기자)
(사진=최동환 기자)

- 문재인 정권의 초대 경제부총리로서 일각에서 제기되는 경제 문제나 부동산 문제에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계실 것 같다. 지난 5년의 문재인 정권 경제 정책을 총평해보자면.

저의 경제부총리 재임이 정확히 1년 6개월하고도 하루다. 경제 운영에 대해서는 당연히 저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 대신 정책 의사 결정을 제 뜻대로 하지 않은 것들이 많아서 안타깝다. 저보고 '어떤 게 가장 마음에 걸렸냐?' 이렇게 물어보시면 '경제 정책 결정 과정에서 정치 이념화가 지나치게 작용한 것'이라고 답하겠다.

시장 원리를 도외시한 '밀어붙이기식 정책'이 너무 많았다. 최저임금의 인상을 조금 더 완만하게 하면서 시장과의 수용성을 맞췄다든지, 근로 시간 단축을 신축적으로 했다든지, 부동산 대책에서 공급대책을 추가했다든지, 제가 주장했던 것들이 받아들여졌다면 오늘날 대한민국 경제는 달라졌을 것이다. 

- 기자가 바라보는 현 대한민국 최대 문제점은 저출산, 부동산, (성별·세대·진영을 막론한) 갈등확산으로 꼽히는 ‘3산’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해결하는 방안은.

결혼에 대한 사회 인식이 달라진 부분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아이를 낳고 키우기가 불안한 사회이다. 얼마 전 존경하는 최재천 교수님께서 "한국 사회에서 아이를 낳는 건 바보"라고까지 말씀하셨다. 진화생물학의 관점에서 안타까움을 담아 극단적으로 한 표현이시지만, 그만큼 저출산은 국가의 위기라는 뜻이다.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이 부담되지 않도록 사회 인프라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쳐야 하고 교육제도 개혁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부동산 정책은 공급 확대, 투기 규제, 지역균형발전 이 세 가지 바퀴가 같이 맞물려 가야 한다. 우선 공급은 값싸고 신속하고 지속해서 한다는 원칙이 있어야 한다. 투기 억제와 규제는 가구당 주택 수에 따라 엄격하게 차별화해야 한다. 1가구 1주택은 대출과 세금 규제 대폭 완화하는 대신, 다주택자는 무겁게 부담을 지워야 한다. 또한 실질적인 국가균형발전이 필요하다. 지금 같은 '수도권 올인 구조'로는 집값을 못 잡는다. 추가로 금리를 포함한 통화 정책과 거시경제 정책도 필요하다. 금리가 계속 올라갈 것으로 가정되는데. 올라가는 금리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거시경제 맥락에서 봐야 한다. 

모든 갈등은 국민들이 자신의 삶이 위협받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발생한다. 2008년, 국제금융위기의 근원이 양극화였다. 지금 대한민국 사회도 지속 가능성을 위협받을 정도로 양극화와 소득 불균형이 심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이 사회가 지속 가능하지 않고 발전할 수도 없다. 제가 꾸준히 말씀드리는 더 많은 기회, 더 고른 기회, 더 나은 기회가 주어져야 하고, 국민이 국가를 신뢰할 수 있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본다. 

정치인들도 '내가 흙수저인데' '흙수저라서'라면서 내세우는 말은 안 했으면 좋겠다. 수저 색깔로 청년들의 인생이 결정되지 않게 만드는 게 정치인들이 해야 할 일인데, 흙수저·금수저 같은 표현을 쓰면서 갈라치기 하듯 이야기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사진=최동환 기자)
(사진=최동환 기자)

- 한 경제 채널(삼프로TV)에 나온 이재명·윤석열 후보의 영상을 보셨나. 입이 근질근질했을 텐데 경제 전문가로서의 감상평 내지 후기를 듣고 싶다.

삼프로TV에서 두 후보가 말씀하신 내용을 알고 있다. 하나하나 평가하는 건 적절하지 않고, 저도 1월 초 출연 예정이니 자세한 말씀은 그 자리에서 드리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 많은 시청 부탁드린다.

두 분에 대해서 간단히 말씀드리면, 저는 두 분의 국가 경영 철학, 능력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다. 한 분은 깊은 고민을 해본 적이 있는지, 혹시 다른 이가 써준 정책을 읽고만 있는 게 아닌지 의문이고, 다른 분은 본인의 말과 정책을 필요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바꾸시는데 그 모습을 보면 신뢰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 양측에서 러브콜이 진하다. 대선 출마 당시 얘기했던 '공통공약추진시민평의회'에 응한 후보가 있는지. 가치 동맹과 단일화를 추진할 의사는.

저는 완주할 생각이다. 가치연대라는 것은 까다로운 조건이 충족돼야 하는데, 아마 기존 정치권은 그 조건을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말로는 '분권형 대통령제를 하자' '국회의원 3선 이상 하지 말자'라는 비슷한 이야기들을 하고 있지만,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공통공약추진시민평의회 제안에 관심을 보인 후보도 있고, 묵묵부답인 후보도 계시지만 선뜻 응하기는 아마 다들 힘든 것 같다. 정책으로 승부하지 않고, 네거티브와 흑색선전이 난무한 지금의 대선 구도 탓이 크다. 물론 뜻을 같이하겠다는 분들이 있다면 언제든지 환영이다. 

연말에 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 소상공인의 피해 보상을 위한 '원탁회의'를 청와대와 각 정당에 제안했다. 포퓰리즘적인 선거공약이 아니라 실현 가능한 현실적인 대책이 지금 당장 필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 제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한 정당들과 실무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 왜 김동연이어야 하나?

정치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해서도 안 된다. 국가를 운영하기 위해선 국가에 헌신하려는 마음뿐 아니라 제대로 된 문제 인식,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 대안 실천 방법을 모두 갖춰야 한다. 이 부분에 있어서 누구보다 준비가 잘 돼 있다고 확신한다. 공직생활을 오래 했지만, 불법, 비리 등으로부터 떳떳해 도덕성도 자신 있다. 부총리 퇴임 후에 전국 각지를 순회하며 서민들의 삶을 이해했고 공감하고 소통하기 위해 현장에서 노력했다. 국가경영능력, 도덕성, 국민과의 공감 능력을 모두 갖춘 후보가 저 김동연이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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