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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윤점용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집행위원장 "물같은 사람이 되자"

[인터뷰]윤점용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집행위원장 "물같은 사람이 되자"

  • 기자명 박은희 기자
  • 입력 2021.11.08 15:18
  • 수정 2021.12.10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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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서 '세계 서예인의 큰 잔치' 내달 5일까지
'자연을 품다' 주제로 서예의 새로운 길 모색

전주 서도플라자 호암서재에서 만난 윤점용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집행위원장. ⓒ박은희 기자
전주 서도플라자 호암서재에서 만난 윤점용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집행위원장. ⓒ박은희 기자

[뉴스더원 전주=박은희 기자]올해로 13회째를 맞은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지난 5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12월 5일까지 한달간 전북 전주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등에서 열리고 있다.

비엔날레는 '2년마다'열리는 전시행사로 전북에서 열리는 서예비엔날레는 서예 관련 행사로는 세계 최대규모이며 전북이 서예의 메카로서 진행하는 뜻 깊은 행사다.

서예의 대중화와 예술성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는 윤점용 집행위원장을 만나 소회를 들어봤다.

Q: 이번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지난 행사와 크게 달라진 점은.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는 명실공이 전북에서 치르는 세계 서예인의 가장 큰 잔치입니다. 서예관련 큰 행사는 우리나라가 유일합니다. 그래서 거기에 걸맞는 예산 증액이 필요했습니다. 사실 2년 전 행사 때는 전임 집행위원장이 짜 놓은 판을 집행만 했습니다. 예산이 한정돼있다보니 집행하는데 쉽지가 않았습니다. 올 행사에는 예산 편성부터 실질적으로 직접 참여해 예산을 두배로 증액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지난 2019년 시행된 '서예진흥특별법'에 근거해서 예산을 따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행사를 진행하는데 있어서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우리 서예비엔날레를 벤치마킹한 전남 수묵 비엔날레는 지난 2018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열린 행사에 40억을 쏟아부었으며 다양한 연출과 온오프라인 행사를 두달에 걸쳐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우린 지난 12회때는 8억, 올해는 예산 16억으로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부족한 예산이지만 집행에 있어 특히 의미를 둔 것은.

현재 도립미술관 수장고에는 25년간 세계 유명작가들에게 무상으로 기증받은 작품 1600여점이 보관돼있습니다. 값으로 매길 수 없는 어마어마한 자산을 가지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하지만 말 그대로 무상으로 기증받았습니다. 예산증액으로 올 행사부터 그들에게 작품 제작비를 조금이나마 지원해 줄 수 있게 됐으며 그로인해 서예가들이 좀 더 자유롭게 작품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올 행사의 가장 큰 특징을 꼽으면.

세계 20개국 3천여 명이 참여했습니다. 서예와 도자·조각의 만남, 대중의 삶과 애환이 담긴 노래들과 서예가 어우러진 전시, 문인화와 콜라보레이션 등 서예장르의 확장 및 융합, 디지털 전시 등을 통해 발전방향을 모색했습니다. 특히 1000여명이 한 글자씩 새긴 천자문 전각전, 융합서예전, 시·서·화전 등을 야심차게 준비했습니다. 또한 실력있는 아마추어 작가들도 500여명이나 참여했습니다. 도내 14개 시군 전시장에서 '서예, 전북의 산하를 만나다'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려 전북 서예작품을 즐길 수 있도록 했습니다. 참여작가와 작품들을 엄선했으며 이들 작가들은 행사에 참여하면서 전북서예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고 특히 도내에서 서예를 한다는 것에 대한 자긍심을 갖는 계기가 됐습니다.

Q: 세계서예비엔날레관을 유치했다고 들었는데요.

비엔날레관은 서예 진흥을 위한 시책 발굴 및 교육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사업을 위해 오는 2024년 준공을 목표로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뒤편 부지에 국비와 도비로 건립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비엔날레관이 생기면 수장고에 있는 세계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될 예정입니다. 이러한 작품들이 상설 전시가 되고 '대한민국 전북에 가면 서예 진품들이 가득하다'는 소문이 퍼지면 비엔날레관이 관광코스로도 자리잡을 수도 있습니다. 모나리자 작품 보러 루브르 박물관을 가듯이 말입니다.

작품을 설명하고 있는 윤 위원장. ⓒ박은희 기자
작품을 설명하고 있는 윤 위원장. ⓒ박은희 기자

Q: 서예가들이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데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서예를 업으로 삼는 전업작가들은 작품을 팔아서 먹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니 배고플 수 밖에 없습니다. 고구마를 팔아서 먹고 사는 농부나 작품 팔아 먹고 사는 작가나 똑같은 입장입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예술활동증명을 취득한 문화예술인에게 1인당 50만원씩 지원해준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걸로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자존심 상하는 부분도 있어 저를 비롯하여 아는 작가들 대부분이 신청도 안했습니다. 우리 전북은 서예의 메카니까 전북 만큼이라도 서예가들에 대한 예우가 남달라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자치단체나 정치권에서도 적극적인 후원이 있었으면 합니다.

Q: 서예인 양성에 대한 생각을 듣고싶습니다.

과거 초등학교에는 서예교과서가 있어 학교에서 인성교육을 병행했습니다. 서예를 하다보면 집중도가 높아져 아이들이 차분해지고 참을성이 강해집니다. 사자소학은 1000년을 이어온 어린이 인성교육 교과서입니다. 한자공부도 됩니다. 현재 국어의 70%가 한자인데 한자를 모르고 국어를 배우니 아이들이 국어를 제일 어렵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예를들어 희희낙락(喜喜樂樂)이란 기쁘고 기쁘고 즐겁고 즐겁다는 뜻입니다. 한자를 알면 금방 뜻풀이가 됩니다. 우리 서예인들과 문체부, 교육부가 협의해서 다시 학교에서부터 서예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모색해야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씀은.

이번 전북비엔날레의 주제는 '자연을 품다'입니다. 서예에 녹아있는 자연에 대한 심오함을 세계인과 함께 재음미해보자는 의미입니다. 노자의 도덕경에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말이 나옵니다. 이는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으며 물은 다투지 않고 가장 낮은 곳에 머문다는 뜻입니다. 물은 낮은 곳으로 흐르다가 막히면 옆으로 흘러갑니다. 절대로 맞서지 않으며 흘러흘러 결국 바다를 이룹니다. 물은 동그란 그릇에 담으면 동그란 모양이 되고, 세모그릇에 담으면 세모모양이 되며, 네모그릇에 담으면 네모모양이 됩니다. 누구나 자연을 닮아 '물같은 사람'이 된다면 이 세상은 사랑과 화평의 세계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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