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인터뷰] “들리지 않아도 대회는 모두 똑같아”, 정숙화 농아인유도세계대회서 동메달 쾌거

[인터뷰] “들리지 않아도 대회는 모두 똑같아”, 정숙화 농아인유도세계대회서 동메달 쾌거

  • 기자명 이주은 기자
  • 입력 2021.11.08 11:55
  • 수정 2021.11.08 14:00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종시장애인체육회 정숙화 선수, 프랑스 세계대회서 우수한 성적 거둬
함께 겨룰 사람 없어 실력 발휘 어려운 국내 장애인 유도의 아쉬운 현실
“아직 이룰 꿈 많아...열심히 훈련해서 국가대표 될 것” 다짐 전해

정숙화 세종시장애인체육회 유도실업팀 선수가 농아인유도세계선수권대회 참가 소감을 전하고 있다. 정 선수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 운동은 차이도 없고 차별도 없다"며 "그저 매일 매일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밝혔다. ⓒ이주은 기자

[뉴스더원 세종=이주은 기자] 지난달 30일 프랑스 파리에서 승전보가 들려왔다. 세종시장애인체육회 정숙화 선수(33)가 '2021년 농아인유도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당당히 동메달을 목에 걸고 기쁨을 전한 것.

정숙화 선수는 지난달 26일부터 5일간 프랑스에서 개최된 세계선수권대회 52㎏급에 출전해 러시아 쿠즈네초바 선수를 한판승으로 이겼다. 하지만 4강에서 아쉽게 패했고, 동메달 결정전에서 만난 폴란드 마테우슈치크 선수를 누르며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메달을 걸고 금의환향한 정숙화 선수를 세종시장애인체육회에서 만났다. 수화 통역은 세종시 청각·언어장애인지원센터 안은영 수어통역사가 함께 했다.

지난달 2021년 농아인유도세계선수권대회에서 경치를 치르고 있는 정숙화 선수(우측). 농아인의 경우 경기 중에 감독의 말을 들을 수 없기에 일반 경기와는 다른 플레이가 펼쳐진다. ⓒ세종시장애인체육회
지난달 2021년 농아인유도세계선수권대회에서 경치를 치르고 있는 정숙화 선수(우측). 농아인의 경우 경기 중에 감독의 말을 들을 수 없기에 일반 경기와는 다른 플레이가 펼쳐진다. ⓒ세종시장애인체육회

세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소감 한마디.

기분이 너무 좋다. 하지만 길게 생각은 안 한다. 운동을 더욱 열심히 해야 하겠다고 생각한다. 유도는 워낙 제가 좋아하는 운동이기에 항상 쉬는 시간에도 유도 영상을 플레이하면서 경기를 생각한다. 큰 대회에서 소중한 경험치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감사하다.

처음 유도를 시작한 때를 기억하는지.

19살부터 유도를 시작했다. 체육 선생님께서 “힘이 좋으니까 운동해보는 게 어떠냐?”고 권유하셔서 유도를 시작했는데 나와 잘 맞았다. 할 때마다 재밌다. 다만 부상의 위험은 늘 조심스럽다. 양쪽 무릎도 이미 다 수술을 한 상태다. 지금은 80% 정도 회복된 상태다.

힘이 얼마나 좋았는지 궁금하다. 힘의 원천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부모님의 가정형편이 넉넉한 편이 아니라 시골일 도와 드리다 보니까 저절로 힘이 좋아진 것 같다. 6남매로 태어나 집안일을 참 많이 도왔다. 2남 4녀 중 넷째로 태어났다. 부모님이 힘드셔서 항상 많이 도와드리려고 노력했다. 이제 얼른 돈 많이 벌어서 부모님 집 사드리는 게 꿈이다. 아직 차곡차곡 저축하고 있다.

인터뷰가 진행된 세종장애인형국민체육센터 유도실. 정숙화 선수(좌측)가 안은영 수어통역사(우측)를 통해 대회 참가의 소감을 밝히고 있다. ⓒ이주은 기자 

동메달 수상 후 부모님과 가족들의 반응은.

말씀은 너무 기쁘다고 하셨지만, 엄마는 항상 우신다. 그럴 때 마음이 많이 아프다. 자랑스러운 딸이 되고 싶다. 다른 형제들도 고생했다고 말해줘서 마음이 찡했다. 가족에게 너무나 고맙다.

매일 해도 좋을 만큼 운동이 좋은지. 특히 유도에 대한 생각은.

강한 상대가 나오면 더 오기가 생기고 재밌다. 그런 경험이 서로에게 더 도움이 되는 느낌이다. 상대가 없으면 오히려 흥미가 떨어진다. 한국에는 장애인 유도 선수가 많이 부족하다. 세계대회 나가보니 다른 나라는 참 많은 선수가 있더라. 부러웠다. 우리나라 장애인 유도는 함께 겨룰 선수가 부족해 기량을 펼치기가 어렵다.

운동하는 다른 장애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일단 운동의 모든 종목은 장애인하고 비장애인 간에 차별 없이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운동이라는 매개가 사회를 통합할 수 있는 좋은 매개체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제가 이 영역에서만큼은 장애를 느끼지 않고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장애인 유도는 일반유도와 크게 다르지 않다. 똑같은 운동이다.

세종시장애인체육회 소속 유도실업팀 선수들. 좌측부터 황현 선수, 정숙화 선수, 이가흔 선수, 원재연 감독. 현재 세종시는 4명의 선수 뿐이지만, 실력은 세계랭킹 1위에 빛날 정도로 높은 실력을 자랑하고 있다. ⓒ이주은 기자 
세종시장애인체육회 소속 유도실업팀 선수들. 좌측부터 황현 선수, 정숙화 선수, 이가흔 선수, 원재연 감독. 현재 세종시는 4명의 선수 뿐이지만, 실력은 세계랭킹 1위에 빛날 정도로 높은 실력을 자랑하고 있다. ⓒ이주은 기자 

앞으로 꿈이 있다면.

‘올림픽 1등’을 항상 염두에 두고 운동하고 있다.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서 새벽 6시부터 운동을 한다. 하루를 삼등분해서 운동한다. 새벽 6시~7시 심장 강화 훈련을 하고 오전에는 근력운동, 오후는 유도 훈련 등 매일매일의 루틴이 있다. 항상 ‘정신 차려야지’라는 말을 자주 한다. 정신이 흐트러지면 안 되기 때문에 정신집중 훈련을 많이 한다. 게으른 것을 싫어한다. 자신에게 엄격한 편이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올림픽에서 애국가가 울려 퍼지는 것을 듣지는 못해도 느껴보고는 싶다.


#엄격함 #정신집중 #국가대표 키워드가 맴도는 정숙화 선수와의 대담. 세상은 그에게 지금 ‘동메달’을 선물했지만, 우리는 안다. 그의 가슴에는 이미 ‘금메달’이 있음을.

대회가 주는 메달이 아닌 자신에게 이미 금메달을 선사하는 선수라는 것을 알기에 그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장애인이건 아니건, 귀가 들리건 안 들리 건 정숙화 선수에게는 그저 ‘유도선수’라는 타이틀만 있다.

저작권자 © 뉴스더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