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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진 단독인터뷰] 해방둥이로 태어나 ‘오빠부대’의 원조가 되기까지….

[남진 단독인터뷰] 해방둥이로 태어나 ‘오빠부대’의 원조가 되기까지….

  • 기자명 남유진 기자
  • 입력 2021.03.12 16:32
  • 수정 2022.09.23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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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57년 차 ‘언택트 콘서트’에 격세지감 느껴….
국위선양 하는 후배 가수들을 볼 때마다 자랑스러워

가수 남진/사진=문화부 이해용 국장
가수 남진/사진=문화부 이해용 국장

 가수 남진은 1945년 목포에서 태어나 1965년 가요계에 데뷔했다. 그는 격동의 세월부터 지금까지 대중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음반을 냈는데 그 세월이 자그마치 57년이다. 반세기가 넘는 동안 국민들은 그의 노래로 눈물을 씻고 힘을 내고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 한국 대중가요의 살아있는 역사 ‘남진’을 만나 울고 웃던 그의 굴곡진 인생사를 들어봤다.


현재 코로나19로 콘서트도 못 열고 활동도 자제하는 시긴데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시는지.
나뿐만 아니라 우리 가수들이 1년 이상 공연을 못 하니 처음엔 좀 당황스러웠다. 이제 한 1년 지나니 조금 받아들이게 되고 이 시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되더라. 다행히 나는 요즘 붐을 일으키고 있는 경연대회의 심사위원으로 뽑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생전 처음으로 가수가 아닌 사회인의 삶에 대한 프로를 진행하게 돼서 이를 통해 큰 힘을 받고 있다. 

국내 가요계의 산 증인이자 트로트계의 살아있는 전설 가수 남진은 노래만 잘 부르는 가수가 아닌, 인성이 좋은 가수라야  훌륭한 가수가 돌 수 있다고 말했다./사진제공=남진
국내 가요계의 산 증인이자 트로트계의 살아있는 전설 가수 남진은 노래만 잘 부르는 가수가 아닌, 인성이 좋은 가수라야 훌륭한 가수가 돌 수 있다고 말했다./사진제공=남진

지난 ‘빅4 孝 디너콘서트’를 언택트로 진행했는데 격세지감이 느껴지셨는지.
내가 한국 가요계에서 처음으로 콘서트를 열었다. 그땐 콘서트라고 않고 ‘리사이틀’이라고 불렀으며 지금의 세종문화회관인 ‘시민회관’에서 공연했다. 그렇게 매년 공연을 열다 이런 재앙을 만나 공연도 못 열고 온라인으로 하니 상당히 힘들었다. 공연이라는 건 감성으로 하는 거고, 쉽게 말해 흥이 나야 하는데 억지로 흥을 만들다 보니 너무 생소하고 힘들더라. 세월이 많이 변했음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 

작년 10월에 국내 대중가요 역사상 처음으로 개최한 트로트 시상식 ‘2020 트로트 어워즈’에서 ‘공로상’을 수상하셨다. 데뷔 57년 차 가수로서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 
사실 공로상을 받아야 할 분은 나보다 우리 선배님들이다. 안타깝게도 세상을 떠서 안 계시니 할 수 없이 내가 대신 받게 됐다. 공로란 건 다른 게 아니고 우리 가수협회가 군사정권이 들어서면서 다 없어져 버렸는데 내가 회원들과 같이 45년 만에 가수협회를 만들었다. 그때 반대 세력도 굉장히 많았고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수협회를 만든 것에 공을 인정해 상을 준 것 같아 굉장히 의미가 있었다. 

국내 가요계의 산 증인이자 트로트계의 살아있는 전설 가수 남진은 노래만 잘 부르는 가수가 아닌, 인성이 좋은 가수라야  훌륭한 가수가 돌 수 있다고 말했다/사진제공=남진
국내 가요계의 산 증인이자 트로트계의 살아있는 전설 가수 남진은 노래만 잘 부르는 가수가 아닌, 인성이 좋은 가수라야 훌륭한 가수가 돌 수 있다고 말했다/사진제공=남진

한국 트로트계의 역사를 쓴 분으로서 본인이 인정하는 또 다른 가왕이 있다면.
나훈아, 조용필 등 히트곡을 낸 훌륭한 가수들이 많다. 나는 팬들이 나보다 한참 후배지만 이들을 통해 라이벌 구도를 만들어줬다. 세상살이의 모든 분야는 경쟁이 없으면 발전이 있을 수 없고 난 이 라이벌들을 통해 열심히 경쟁했고 발전할 수 있었다. 혼자만 있었다면 지금의 이 자리에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내게 라이벌은 고마운 경쟁자며, 큰 축복이다. 경쟁을 통해 많은 팬이 생긴 것도 큰 감사의 조건이다. 

SBS ‘트롯신이 떴다 2’에서 아직도 트로트를 공부 중이라고 하셨는데 트로트를 잘 부르는 방법은. 
일단 많이 들어야 한다. 결국은 다 속에서 나오는 거기 때문에 그 감성을 마음속에 저축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우리 후배들에게도 가끔 얘기하는 게 마음이 참 중요하다는 거다. 노래 역시 인성이 참 중요한 것 같다. 아무리 예쁜 여자도 성격이 별로 안 좋으면 그게 안 예쁘게 보이듯이 노래를 아무리 잘해도 인성이 별로면 곱지 않게 들린다. 내 마음을 깨끗이 할 수 있는 게 노래니 우리 후배들도 항상 좋은 마음과 생각을 갖고 살았으면 좋겠다. 노래만 잘한다고 해서 훌륭한 가수가 되는 게 아니다 보니 참 어려운 것 같다. 

지금껏 숱한 공연을 진행하셨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은. 
시민회관에서 첫 리사이틀 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지금도 그 순간이 안 잊힌다. 그 큰 극장도 처음 접해봤고 그렇게 사람 많은 것도 처음 봤고 큰 환호성도 처음 들어봤다. 그때부터 ‘오빠부대’라는 게 생겼고 다시 생각해봐도 가슴 떨리던 순간이다. 

국내 가요계의 산 증인이자 트로트계의 살아있는 전설 가수 남진은 노래만 잘 부르는 가수가 아닌, 인성이 좋은 가수라야  훌륭한 가수가 돌 수 있다고 말했다/사진제공=남진
국내 가요계의 산 증인이자 트로트계의 살아있는 전설 가수 남진은 노래만 잘 부르는 가수가 아닌, 인성이 좋은 가수라야 훌륭한 가수가 돌 수 있다고 말했다/사진제공=남진

K-POP이 전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는데 원로 가수로서 이 현상을 어떻게 보는지. 
싸이, 방탄소년단 등 세계에 나가 대한민국을 알리는 가수들을 볼 때마다 정말 자랑스럽다. 요즘 또 가요계가 멋진 후배들을 통해 붐이 일어나니까 너무 고맙고 흐뭇하다. 춤이면 춤, 악기면 악기, 노래면 노래, 랩이면 랩, 그런 걸 볼 때마다 우리 민족의 감수성이 정말 예민하다는 걸 느낀다. 한 가지 걱정되는 건 아무리 예쁜 사람이라도 너무 자주 봐버리면 별로 매력이 없게 느껴지는데 붐이 일어나 좋은 가수들을 너무 많이 보게 되니까 대중들이 쉽게 싫증 내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다. 그러니 너무 성급하지 않게 천천히 나아갔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세계를 놀라게 하는, 오래 갈 수 있는 그런 후배들이 나오길 기대한다. 

데뷔 57주년 차인데 돌아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 
우선 아쉬움이 가장 크다. 젊고 힘 있을 때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는데…. 물론 바빠서도 그랬겠지만 얼마든지 열심히 하려면 할 수 있었다. 반밖에 못 했던 것, 진지하지 못 했던 것 등 모든 게 다 아쉽다. 원래 사람이 떠날 때가 되면 모든 게 아쉽게 다가온다. 이제 와서 느끼는 건 예술이라는 건 0이라는 거다. 즉 무한대다. 시작도 끝도 없으니 그런 세계에 더 좀 깊게, 더 멋있게 느낄 수 있었는데 그러질 못 했어서 많이 아쉽다. ‘아, 이거구나!’ 하는 걸 이제야 알게 됐는데 이젠 나이를 먹고 떠날 때가 돼 간다. 엊그제 막 데뷔해서 가장 졸병으로 있었는데 지금은 최고 고참이다. 50년 전에 불렀던 ‘가슴 아프게’, ‘우수’, ‘마음이 고와야 여자지’, 60년도에 불렀던 ‘울려고 내가 왔나’, ‘님과 함께’ 등 부르면 똑같은 노래, 멜로딘데 생각이 달라지니 이젠 전혀 다르게 다가온다. 요즘은 정말 하루하루 소중하게, 감사하게 노래 부르고 있다. 

국내 가요계의 산 증인이자 트로트계의 살아있는 전설 가수 남진은 노래만 잘 부르는 가수가 아닌, 인성이 좋은 가수라야  훌륭한 가수가 돌 수 있다고 말했다/사진제공=남진
국내 가요계의 산 증인이자 트로트계의 살아있는 전설 가수 남진은 노래만 잘 부르는 가수가 아닌, 인성이 좋은 가수라야 훌륭한 가수가 돌 수 있다고 말했다/사진제공=남진

마지막으로 대중들에게 어떤 가수로 기억되길 원하시는지.
모든 가수는 다 똑같은 마음일 것이다. 멋진 히트곡을 남기고 대중들에게 좋은 이미지로 기억되고 싶어 할 것이다. 그건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렸기에 본인의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나는 삶을 좋게 산 가수로 기억되고 잘 마무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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