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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여행] 터널은 살아 있다! 문경 오미자테마터널, 무주 머루와인동굴

[스토리텔링 여행] 터널은 살아 있다! 문경 오미자테마터널, 무주 머루와인동굴

  • 기자명 임요희
  • 입력 2021.02.25 15:44
  • 수정 2021.02.28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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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이클링을 넘어 업사이클링의 시대로
석탄열차가 다니던 터널이 오미자와인 저장고로
양수발전소 작업터널이 머루와인 전시관으로

문경선 석현터널의 성공적인 변신! 문경 오미자 테마터널
문경선 석현터널의 성공적인 변신! 문경 오미자 테마터널

[글사진=임요희 여행작가] 만물에는 수명이 있어 쓸모를 다하는 순간이 다가온다. 사람, 동식물, 자동차, 가전제품은 물론 건축물, 시설물도 예외가 아니다. 

사용가치를 잃은 시설물은 폐기의 수순을 밟는 것이 원칙이지만 개중에는 성공적으로 용도 전환되어 부활의 순간을 맞이하기도 한다.   

업사이클(Upcycling)이란 업그레이드(Upgrade)와 리사이클링(Recycling)의 합성어로 재활용품에 디자인을 더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 것을 말한다. 국내에는 폐기에 직면했던 기찻길, 광산, 정수처리장, 고가도로가 공원으로 되살아난 업사이클 여행지가 적지 않다. 

경북 ‘문경 오미자테마터널’와 전북 ‘무주 머루와인동굴’은 폐기에 직면했다가 관광상품이 된 터널로 이들이 폐기의 위기를 벗고 새로운 명소로 거듭나기까지 흥미 있는 스토리가 깃들어있다. 

오미자는 포도보다 알이 작고 붉으며 전체적으로 단단한 느낌이다.
오미자는 포도보다 알이 작고 붉으며 전체적으로 단단한 느낌이다.

경북 ‘문경 오미자테마터널’은 경북 8경인 진남교반의 고모산성 아래에 위치한다. 오미자테마터널이라는 새 옷을 입기 전까지 이곳은 문경선 철도가 지나는 석현터널(540m) 구간이었다. 

총 연장 22.3km의 문경선은 전쟁 직후인 1954년에 건설되어 점촌과 문경 사이를 오가며 석탄을 실어 날랐다. 세월이 흘러 석탄 산업은 사양길로 접어들었고 그 자리를 화물열차가 대신하더니 2018년을 기해 전 구간 운행이 완전히 중단되었다.

그렇게 석현터널은 생명을 다하는 듯 했다. 때마침 전국적으로 폐광산, 폐터널을 업사이클링 여행지로 되살리는 일이 붐을 이루었는데 석현터널을 지역 특산물인 오미자 와인을 저장하고 숙성시키는 창고로 활용하면 어떻겠느냐는 의견이 대두되었다.

이러한 논의가 실현되어 석현터널은 오미자와 도자기를 홍보하는 테마터널로 다시 태어났으니 어느덧 문경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오미자체험관에서는 알코올 도수 13%의 오미자 와인을 비롯해 오미자 분말, 오미자 청이 들어간 쿠키, 떡, 빵을 전시·판매한다.
오미자체험관에서는 알코올 도수 13%의 오미자 와인을 비롯해 오미자 분말, 오미자 청이 들어간 쿠키, 떡, 빵을 전시·판매한다.

오미자테마터널의 백미는 터널 입구부터 안쪽 깊숙한 곳까지 이어지는 철도의 흔적이다. 철과 시멘트가 어우러지면서 힙한 분위기를 제대로 살려 내고 있으며 터널 외부는 영강을 가로지르는 영강철교와 이어지도록 해 공간적 확장성을 꾀했다. 

터널에 들어서면서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것은 오미자 넝쿨이다. 푸른 가지에 주렁주렁 매달린 오미자 열매는 언뜻 포도를 연상시킨다. 오미자는 포도보다 알이 작고 붉으며 전체적으로 단단한 느낌이다. 문경은 우리나라 오미자 생산량의 50%를 담당하고 있다.

테마터널 입구에는 오미자(五味子)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게시되어 있었는데 오미자는 이름처럼 시고, 달고, 맵고, 쓰고, 짠 다섯 가지 맛을 가졌다는 뜻이라고 한다.

동양의학에서 오미는 각각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곧 신맛은 간을 보호하고, 쓴맛은 심장을 보하며, 단맛은 비위를 좋게 하고, 매운맛은 폐를 보하며, 짠맛은 신장의 기능을 좋게 하니 다섯 가지 맛 오미자는 오장의 건강에 골고루 효능을 미치는 셈이다.

문경은 조선시대 초기 분청사기 가마 유적이 발견된 곳으로 예로부터 도자기로 명성이 자자했다.
문경은 조선시대 초기 분청사기 가마 유적이 발견된 곳으로 예로부터 도자기로 명성이 자자했다.

오미자터널, 별빛터널을 지나면 오미자체험관에 다다르게 된다. 알코올 도수 13%의 오미자 와인을 비롯해 오미자 분말, 오미자 청이 들어간 쿠키, 떡, 빵, 젤리, 캔디, 엿, 차, 음료 제품이 전시되어 있다. 한 쪽에는 카페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쉬었다 가기에도 굿!

여행자의 동선은 자연스럽게 ‘갤러리 구산’으로 이어진다. 바닥의 철로와 연계해 철근 골조로 만들어진 독특한 입구가 눈길을 끈다. 문경은 조선시대 초기 분청사기 가마 유적이 발견된 곳으로 예로부터 도자기로 명성이 자자했다고 한다. 

이곳에는 막사발, 찻잔, 화병, 술병 등 다양한 도자기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데 더 많은 작품이 보고 싶다면 인근에 있는 ‘문경도자기박물관’을 추가 방문해도 좋다. 참고로 ‘갤러리 구산’은 문경의 도자기 전시와 관련해 울산 소재 ‘갤러리 구산’과 문화교류를 갖고 있다고 한다. 

그밖에 갤러리 구산에는 몬드리안의 추상화와 카카오톡 프랜즈 캐릭터, 고흐의 자화상과 스폰지밥을 콜레보레이션한 재밌는 그림을 감상할 수 있으며 모나리자, 피카소를 재해석한 패러디 그림도 전시 중이다.

만화캐릭터 안에 배치된 숨은 그림 100개를 찾는 재미는 덤이다.
만화캐릭터 안에 배치된 숨은 그림 100개를 찾는 재미는 덤이다.

이어지는 순서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트릭아트존과 만화캐릭터존. 인증샷을 남기기 위한 발길로 늘 분주한 곳이다. 만화캐릭터 안에 배치된 숨은 그림 100개를 찾는 재미는 덤! 터널의 마지막 구간인 이벤트홀은 영상음향시설이 갖추어져 있어 젊은이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여기까지가 개방 구간이고 그 너머는 문경 오미자를 저온 숙성시키는 저장고이자, 연구 장소로 쓰인다. 540m에 달하는 석현터널을 대부분 활용했기에 오미자테마터널은 규모감과 길이감 면에서 압도적이다. 

오미자테마터널은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하게 느껴지는데 터널의 특성 상 평균 온도가 15~18도 수준으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이곳을 방문할 때는 겨울철에는 시원하게, 여름철에는 따뜻하게 입는 게 좋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3,500원. 공휴일을 제외한 월요일 휴무,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그밖에 문경에는 문경도자기박물관, 문경세재 오픈 세트장, 문경 에코랄라&석탄박물관, 옛길박물관 등의 관광명소가 있다.

적상산 중턱 450m 지점에 자리 잡은 ‘무주 머루와인 동굴’
적상산 중턱 450m 지점에 자리 잡은 ‘무주 머루와인 동굴’

전북 무주, 적상산 중턱 450m 지점에 자리 잡은 ‘무주머루와인동굴’은 무주양수발전소 건설 과정에서 굴착 작업용 터널로 사용되던 곳이다. 

양수발전이란 전력 사용량이 적은 밤에 상부 저수지로 물을 끌어올렸다가, 전력 사용량이 많은 낮에 하부 저수지로 물을 떨어뜨려 전기를 생산하는 수력발전이다.

해발 860m 지점에 자리한 ‘적상호’는 하부 저수지인 ‘무주호’(해발 280m)로부터 물을 끌어올려 발전에 이용한다. 280톤의 물이 일시에 580m 아래로 떨어지면서 그 낙차로 전력이 생산되는 것이다.  

양수발전은 정지 상태에서 최대 출력에 도달하기까지 채 3분이 걸리지 않아 갑작스러운 부하에 신속한 대처가 가능한 데다 친환경적이어서 원자력발전의 대안으로 주목 받고 있다.

맛의 우열을 가리기 힘들만큼 뛰어난 품질을 자랑하는 무주 머루와인 5종.
맛의 우열을 가리기 힘들만큼 뛰어난 품질을 자랑하는 무주 머루와인 5종.

물 맑고, 공기 좋은 무주는 국내 머루 생산량의 약 60%를 담당한다. 무용지물이 될 뻔한 양수발전소 작업 터널이 머루와인 전시관으로 다시 태어나기까지 머루 농가 110여 가구와 5개 머루와인 제조업체가 힘을 모았다. 

야생 포도인 머루는 포도와 유사하게 생겼지만 열매가 작고 성글다. 또한 단맛이 진하고 향이 독특해 최근 와인제품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머루와인은 폴리페놀. 레스베라톨 같은 항산화성분이 일반 포도주의 2~5배에 달한다고 한다.

동굴 초입, 반딧불을 형상화한 환상적인 미디어아트 월을 지나면 재미난 트릭아트 존, 화려한 빛 터널 존으로 이어지며 시음장에 다다르게 된다. 

이곳 시음장에서 맛볼 수 있는 머루와인은 총 5종. 덕유양조의 ‘무주구천동머루와인’, 무주군산림조합의 ‘루시올뱅’, 샤또무주의 ‘샤또무주’, 산들벗의 ‘마지끄무주’, 칠연양조의 ‘붉은진주’가 그것이다.

맛의 우열을 가리기 힘들만큼 뛰어난 품질을 자랑하는 머루와인들이지만 신맛이 조금 더 강하거나 달콤함이 눈에 띄는 등 약간의 차이는 지니고 있다. 시음 후 개인의 기호에 따라 구입하면 된다. 

적상산전망대에 오르면 무주 시내는 물론 멀리 무주리조트까지 조망할 수 있다.
적상산전망대에 오르면 무주 시내는 물론 멀리 무주리조트까지 조망할 수 있다.

무주와인동굴만 들렀다 가는 것이 아쉽다면 하부댐에 위치한 무주양수발전소 전시관을 방문하거나 상부댐에 있는 적상산전망대를 둘러보면 좋다.

적상호 인근에 위치한 원통형 적상산전망대에 오르면 무주 시내는 물론 멀리 무주리조트까지 조망할 수 있다. 적상산전망대의 외관이 독특한 것은 전망을 목적으로 일부러 지은 건축물이 아니라 무주양수발전소의 발전설비인 조압수조를 전망대로 활용한 것이기 때문이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2,000원. 월요일 휴관이며, 월요일이 공휴일일 시 다음날 휴관한다. 동절기에는 오후 5시 30분까지, 하절기에는 오후 6시까지 영업한다. 적상호는 해발고도가 높다보니 평지보다 기온이 낮아 5월 늦게까지 벚꽃을 볼 수 있다.

그밖에 적상호 인근에는 무학대사가 쌓았다는 적상산성, 최영장군이 단칼에 내리쳐 갈라졌다는 장도바위,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했던 적상산 사고, 적상산 사고를 지키던 군사들의 기도처 안국사, 자연이 만든 전망대 안렴대 등의 볼거리가 있다.

무주 안성에 자리 잡은 ‘천호가든’은 깔끔한 반찬에 가성비 높은 식사로 이름 높다.
무주 안성에 자리 잡은 ‘천호가든’은 깔끔한 반찬에 가성비 높은 식사로 이름 높다.

▶가는 법

■문경 오미자 테마터널
주소: 경상북도 문경시 마성면 문경대로 1356-1
기타: 점촌IC, 문경세재IC에서 차로 10분 소요. 진남휴게소 주차장 무료이용 가능

■무주 머루와인동굴
주소: 전라북도 무주군 적상면 북창리 산119-5
기타: 무주공용버스터미널에서 차로 12분 소요. 

 

▶맛집 

■문경산채 비빔밥
방짜유기에 담겨 나오는 정갈한 산채나물이 건강한 한 끼를 선사한다.
주소: 경북 문경시 문경읍 새재로 913-14
메뉴: 문경산채 비빔밥 A코스 1만원. 오미자막걸리 7,000원

■천호가든
반찬이 깔끔하고 맛있다. 가성비 높은 한 끼를 즐길 수 있다.
주소: 전라북도 무주군 안성면 장기리 1293-4
메뉴: 황태구이 정식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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