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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여행] 소원을 빌어봐! 강원도 추암 촛대바위, 초곡 용굴촛대바위

[스토리텔링 여행] 소원을 빌어봐! 강원도 추암 촛대바위, 초곡 용굴촛대바위

  • 기자명 임요희
  • 입력 2021.01.28 08:33
  • 수정 2021.02.28 16:35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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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듯 다른 듯! 동해를 비추는 두 개의 등불
한국의 석림, 동해시 ‘추암 촛대바위’
용이 승천한 자리, 삼척시 ‘초곡 용굴촛대바위길’

옛 시인이 ‘하늘나라 도끼로 만들었던가’ 하고 노래할 정도로 생김새가 오묘한 ‘추암 촛대바위’
옛 시인이 ‘하늘나라 도끼로 만들었던가’ 하고 노래할 정도로 생김새가 오묘한 ‘추암 촛대바위’

[글.사진=임요희 여행작가] 해외여행 창구는 막혔지만 국내 여행지가 있어 그나마 숨통이 트이는 요즘이다.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방역수칙만 준수한다면 산이나 바다를 찾는 일은 오히려 코로나블루를 이길 힘이 될 것이다.

인간은 이야기를 좋아한다. 호모픽투스(Homo fictus)는 ‘이야기하는 인간’이라는 뜻이다. 조금 독특하다 싶은 지형이면 어김없이 신화나 전설이 깃들어 있는 것은 인간이 이야기를 하기도, 듣기도, 만들어내기도 좋아하기 때문이다.

여행지를 선택하는 일은 개인의 취향이나 금전 사정에 좌우되겠지만 몸도 마음도 갑갑한 코로나 시국인 만큼 이야기가 깃든 장소를 찾아, 뜻밖의 판타스틱한 여행으로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옛 시인이 ‘하늘나라 도끼로 만들었던가’라고 노래했을 만큼 추암 촛대 바위는 그 오묘함이 빼어나다. 강원도 동해시 추암 촛대바위는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바위는 아니지만 ‘애국가 첫 소절에 등장하는 바위’ 하면 ‘아, 그 바위!’ 하고 무릎을 칠 만큼 우리 눈에 익숙하다.

바다를 뚫고 직선으로 치솟은 촛대바위의 꼿꼿한 형상은 코로나로 힘겨운 시국을 보내는 모든 이들에게 이 위기를 함께 뚫고 나아가자는 상징처럼도 여겨진다.

추암해변 촛대바위 일원은 중국의 석림에 비견된다 하여 ‘한국의 석림’으로 불린다.
추암해변 촛대바위 일원은 중국의 석림에 비견된다 하여 ‘한국의 석림’으로 불린다.

추암해변 촛대바위 일원은 ‘한국의 석림’으로 불린다. 운남성 석림 만큼 대단한 규모는 아니지만 촛대바위 외에도 코끼리바위, 거인바위, 형제바위 등 다양한 형태의 암석기둥이 숲을 이루고 있어 큰 볼거리를 선사한다.

촛대바위 주변에는 촛대바위를 꼭 닮은 두 개의 바위가 더 있었는데 어느 날 벼락이 떨어져 두 개는 부러져 사라지고 하나만 남게 되었다고 한다. 천둥, 벼락과 같은 자연 현상을 신의 진노로 받아들였던 인간은 여기서 그럴 듯한 이야기 하나를 생각해내게 된다.

먼 옛날, 동해안에서 고기를 잡으며 살던 부부가 있었다. 아내는 남편 봉양 잘하고 나무랄 데가 없었으나 한 가지, 자식을 못 낳는 게 흠이었다. 남편은 자식을 보기 위해 첩을 들였는데 처첩 간에 질투가 심했다. 본처는 대놓고 첩을 구박을 하고, 첩은 첩대로 성질이 있어서 조금도 지지 않고 본처에게 대들었다.

두 사람 싸우는 소리가 담장을 넘어가고 온 동네가 시끄러워지자 하늘이 진노하여 세 사람에게 벌을 내리기에 이르렀다. 첩과 처는 저승으로 데려가고, 남편은 바위기둥으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집안을 잘 다스리지 못해 바위가 되어버린 남편이 바로 해변에 우뚝 서 있는 촛대바위이다.

차가운 날씨를 무릅쓰고 나들이 나온 가족. 한 시선으로 추암의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차가운 날씨를 무릅쓰고 나들이 나온 가족. 한 시선으로 추암의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전설이나 민담은 인류의 보편적 사고를 고스란히 반영한다. 서로를 존재를 인정하지 못하고 투기를 일삼는 처첩, 가정 내 불화를 조장하는 가장은 마을 공동체에서 꼴 보기 싫은 존재였다. 이에 사람들은 이야기로써 사람 간 예의의 중요성을 상기시키고, 공동체의 평화를 지키고자 했던 것이다.

촛대바위가 자리 잡은 석림 일대를 능파대(凌波臺)라고도 한다. 능파를 직역하면 ‘파도를 깔본다’는 뜻이지만, 도도한 성품의 ‘절세미녀’를 뜻하기도 한다. 추암 석림 지대에 능파대라는 이름을 붙인 사람은 한명회이다.

한명회는 조선왕조실록에 그 이름이 2300번이나 오르내릴 정도로 조선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정치인이었다. 세조의 책사였던 한명회는 1462년(세조 7년) 우의정을 겸해 황해, 평안, 함길, 강원 4도의 병권과 관할권을 가진 체찰사에 임명되었다.

이듬해 그는 세조의 배웅을 받으며 4도 순찰에 나섰는데 추암해변에 이르러 그 경치에 감탄한 나머지 능파대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고 한다.

또한 추암 촛대바위는 정조 대 화가 김정희의 화첩 ‘금강사군첩 -능파대’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바위의 절리까지 묘사할 만큼 일대가 자세하게 표현되어 있다.   

해암정은 고려 말 학자였던 심동로가 관직에서 물러난 후 후학 양성을 위해 지은 정자이다.
해암정은 고려 말 학자였던 심동로가 관직에서 물러난 후 후학 양성을 위해 지은 정자이다.

능파대에는 ‘해암정’이라는 아담한 가옥이 한 채 자리 잡고 있다. 고려 공민왕 때 집현전 학자였던 심동로가 관직에서 물러난 후 후학 양성을 위해 지은 정자이다. 혼란한 정국 속에서 철치부심 하던 심동로는 왕이 극구 말렸음에도 모든 것을 버리고 낙향했다.

동로는 그의 원래 이름이 아니다. ‘노병은 죽지 않는다, 사라질 뿐이다’라고 말한 사람이 맥아더 장군이라면, 그는 ‘노인은 죽지 않는다, 동쪽으로 갈뿐이다’라고 하였다. 동로(東老)라는 이름은 동해로 간 그를 위해 공민왕이 하사한 새 이름이다. 해암정에서 두 번째 인생을 시작한 심동로는 삼척 심 씨의 시조가 되었다.

‘북평 해암정’은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63호에 지정되었으며 앞면 3칸, 옆면 2칸 규모에 팔작지붕집으로 되어 있다. 이곳에는 우암 송시열이 덕원 유배길에 들러 남겼다는 초합운심경전사(草合雲深逕轉斜)라는 글귀가 남아 있다.

지리적으로 동해시는 위로는 강릉, 아래로는 삼척과 맞닿아 있다. 추암 촛대바위가 있는 북평동은 원래 삼척군이었다. 1980년 동해시가 신설되면서 추암해변을 기점으로 북평읍 전체가 삼척으로부터 떨어져 나갔다. 삼척 증산해변에서 추암 촛대바위가 바로 건너다보여 추암 지역을 삼척으로 오해하는 사람도 있다.

삼척시는 어찌하여 이 아름다운 해변의 이탈을 보고만 있었던 것인가. 그러나 그때만 해도 지방자치제가 부활하기 전이었으니 중앙정부의 입김이 절대적이던 시절이었다. 아, 소리 한 번 못하고 내줄 수밖에 없었던 것.

동해시는 추암촛대바위 외에 묵호항 논골담길, 무릉계곡, 천곡동굴, 망상해수욕장, 약천마을과 같은 관광자원을 갖고 있다. 그러나 가진 자원에 비해 개발이 늦어 향후 발전 가능성이 큰 곳이다. 2020년 8월에 첫 개방된 베틀바위(무릉계곡)만 해도 ‘한국의 장가계’라 불리며 단 시간에 큰 이목을 끈 바 있다.

초곡 용굴촛대바위는 추암 촛대바위로부터 남쪽으로 25km 떨어진 지점에 있다.
초곡 용굴촛대바위는 추암 촛대바위로부터 남쪽으로 25km 떨어진 지점에 있다.

추암 촛대바위와 연계해서 둘러보면 좋은 곳이 있다. 삼척에 있는 초곡 용굴촛대바위가 그것이다. 인접 지역에 같은 이름을 가진 바위가 두 개나 있어 많이들 헷갈려 하지만 우선 모양부터가 다르다. 추암 촛대바위는 꼭대기가 타오르는 촛불처럼 뾰족하게 깎여 있고, 초곡 용굴촛대바위는 아직 불을 붙이지 않은 초의 모습이다.

초곡 용굴촛대바위는 추암 촛대바위로부터 남쪽으로 25km 떨어진 지점에 위치해 있다. 황영조의 고향으로 유명한 초곡항은 용굴 촛대바위길의 진입로이기도 하다.

바다 경치를 극적으로 즐길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바다 위 탐방로를 따라 걷는 것이다. 56m 출렁다리를 포함해 총연장 660m의 이 초곡용굴 촛대바위길은 국내 최고라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비경의 연속이다.

초곡 용굴 촛대바위길은 4개의 광장과 3개의 전망대로 이루어져 있다.
초곡 용굴 촛대바위길은 4개의 광장과 3개의 전망대로 이루어져 있다.

‘용굴’이라는 이름은 용구렁이가 용으로 승천한 굴이라는 뜻이다. 이 용굴에도 하나의 전설이 전해내려 온다. 아주 먼 옛날, 가난한 어부가 있어 꿈을 꾸었다. 고기를 잡기 위해 바다에 나갔더니 죽은 구렁이가 바다 한가운데 둥둥 떠 있는 게 아닌가.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하는데 머리부터 발끝까지 하얀색 일색인 노인이 나타나 어부에게 일렀다.

“저 죽어 있는 구렁이를 건져 제사를 지내주면 네게 좋은 일이 있을 것이다.”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데 어부는 잠에서 깨어났다. 너무나 생생한 꿈이었다. 날이 밝아 어부는 여느 날처럼 고기를 잡기 위해 바다에 나갔다. 그런데 그날 어부는 깜짝 놀랄 일과 맞닥뜨리게 된다. 꿈에서 본 것과 똑같은 구렁이가 바다에 둥둥 떠 있는 게 아닌가.

어부는 간밤에 꾸었던 꿈을 떠올리고 죽은 구렁이를 건져 지금의 초곡 용굴까지 데려왔다. 그리고 정성껏 제사를 지내 주었다. 그러자 죽었던 구렁이가 꿈틀꿈틀 깨어나 바위에 난 굴속으로 헤엄쳐 사라진 게 아닌가. 잠시 후, 굴속에 들어간 구렁이는 용으로 변해 밖으로 나왔고 하늘로 승천했다고 한다.

이 일이 있은 지 며칠 후 어부가 바다에 나갔을 때, 그물이 찢어질 만큼 많은 물고기를 잡게 되었다. 이와 같은 일은 매일 일어났고 어부는 부자가 되었다.

탐방로에서 내려다본 바다. 물감을 풀어놓은 듯 푸른빛이 짙다.
탐방로에서 내려다본 바다. 물감을 풀어놓은 듯 푸른빛이 짙다.

초곡 용굴촛대바위길은 4개의 광장과 3개의 전망대로 이루어져 있다. 용굴이 있는 곳은 마지막 제3전망대 부근이다. 촛대바위를 보려면 출렁다리를 건너 제4광장까지 가야한다. 촛대바위를 바로 지나면 제2전망대가 나타나는데 이곳에서는 피라미드바위, 거북바위와 만날 수 있다.

용굴 촛대바위길의 비경은 암석의 어우러짐을 통해서만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탐방로에서 내려다본 바다는 몇 가지 색의 물감을 풀어 놓은 듯 청록, 남색이 어우러져 신비하기 그지없다. 그만큼 동해바다가 맑고 깨끗하다는 증거다.

삼척에는 초골 용굴촛대바위길 외에도 임원항, 초곡해변, 황영조기념공원, 문암해변, 용화해변, 장호항, 삼척해상케이블카, 해신당공원과 같은 관광지가 있다.

삼척시 현지인 맛집으로 알려진 ‘임원리 초계국수’의 대표메뉴 ‘모듬편백찜’.
삼척시 현지인 맛집으로 알려진 ‘임원리 초계국수’의 대표메뉴 ‘모듬편백찜’.

☞ Check point

 

맛집

■ 동해시 ‘오뚜기 칼국수’
주소: 강원도 동해시 발한동 일출로 10-1
메뉴: 장칼국수(5,000원), 장만두국(6,000원)

 

■ 삼척시 ‘임원리 초계국수’
주소: 강원도 삼척시 원덕읍 임원항구로 15-103 KR
메뉴: 모듬편백찜(39.000원), 초계국수(8,000원)


추암해변 가는 법

2020년 3월부터 KTX강릉선이 동해역까지 연장 운행한다. 청량리역에서 동해역까지 2시간30분 거리. 동해역에 도착해서는 택시를 이용하면 10분 안에 도착할 수 있다.

 

택시가 가장 효율적이지만 시내버스 편을 이용할 경우 동해역에서 삼척 방면으로 가는 21-1번을 이용하면 50분 안에 닿게 된다.

 

기차 대신 동서울터미널에서 출발하는 고속버스, 시외버스 편을 이용해도 좋다. 3시간 안팎으로 두 버스의 소요시간은 비슷하며 둘 다 삼척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차한다.   

 

▶ 초곡 용굴촛대바위길 가는 법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임원종합버스터미널 행 시외버스를 이용하는 게 가장 빠르다. 소요시간은 3시간 20분. 터미널에서는 24번 시내버스에 탑승하면 40분 안에 초곡항에 닿게 된다.

 

초곡 용굴촛대바위길 안내

1. 주소: 강원도 삼척시 근덕면 초곡길 236-20
2. 이용시간:

   하절기(3월~10월) 09:00 ~ 18:00
   동절기(11월~2월) 09:00 ~ 17:00
3. 반려동물은 케이지로 이동 시에만  입장가능
4. 연중무휴이나 기상특보 발령 시 변동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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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묵 2021-02-02 13:16:21
잼난 이야기 감사합니다.
코로나 끝나면 동해바다로 가고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