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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정책없는 거리두기 조치에 자영업자들 생계 막막해"

“보상정책없는 거리두기 조치에 자영업자들 생계 막막해"

  • 기자명 남유진 기자
  • 입력 2021.01.20 11:52
  • 수정 2021.01.20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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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태원상가연합회 박성수 대표
이태원 상가 명도소송 줄이어… 이젠 생계가 달린 문제

이태원상가연합회 박성수 대표 / 사진=남유진 기자
이태원상가연합회 박성수 대표 / 사진=남유진 기자

인내가 한계에 다다른 이태원 상인들이 결국집단행동에 나섰다. 이태원상가연합회 대표단은 지난15일 노식래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과 간담회를 가진 데 이어 향후 집단행동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권의 특성에 맞춰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이태원상가연합회 박성수 대표를 만나 이태원 상가의 실상과 상인들의 고민을 들어봤다.


-코로나19 창궐 이후 이태원 분위기가 어떤가
코로나19가 작년 초에 창궐했을 때 그땐 이태원만이 아니고 전국적으로 어려웠다. 옛날 사스, 메르스처럼 몇 달 안에 끝나겠지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라. 이태원이 다른 지역에 비해 더 직격탄을 맞은 건 이태원 집단감염 때문인데 우리들 입장에선 굉장히 억울하다. 사실 성소수자들이 다니는 펍이나 클럽은 다른 쪽인데 워낙 해밀턴 뒷골목이 메인 상권이다 보니 모든 단속과 취재, 이슈는 도로명도 다른 이쪽 골목으로 오더라. 직원들이 모두 지하철로만 출근했는데 그 이유가 택시기사님들이 이태원은 안 간다고 해서…. 마치 사회 분위기가 코로나가 이곳에서 시작한 것처럼 이태원을 멀리했다. 

-그 이후 손님들 발길이 뚝 떨어졌을 것 같다
이제는 정말 손님이 단 한 명도 없다. 손님이 적었다, 덜 적었다가 아니고 단 한 명이 안 오는 거다. 그렇게 된 지 벌써 8개월째다. 여기서 장사하는 사람들은 술값이 저렴해 강남처럼 한 달만 영업해도 수개월 치 돈을 버는 데가 아니다 보니 한두 달만 적자 봐도 답답한데 지금 적자를 떠나 아예 문을 못 열고 있으니까 정말 답이 없다. 

-외국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의 보상정책은 어떠한가
코로나는 우리나라도, 외국도 처음 온 거지 않냐. 외국은 봉쇄정책이나 집합금지 조치나 우리나라 거리두기와 비슷한 정책들이 있고 다른 게 있다면 ‘보상정책’이다. 영국 같은 경우는 9000파운드를 주고 시작하고, 독일은 임대료의 90%를 정부가 책임지고, 일본은 방역에 협조해 8시까지 영업하면 하루에 6만 엔을 지원한다. 우리나라는 거리두기 정책만 있지 보상정책이 없다. 

-9시까지만 영업을 해서 수익이 안 날 것 같다
자영업자 중에서도 아침부터 영업해 저녁 9시까지 장사하는 사람들은 양반이다. 거기는 원래 9시에 문 닫는 곳이다. 하지만 우리 같은 펍은 원래 오후 7시에 문 여는 덴데 9시에 문 닫으라고 하면 장사하지 말라는 거다. 정부가 실태조사를 해 핀셋으로 지원하면 나라에서 방역 때문에 문 닫으라는데 누가 문 안 닫겠나. 여태까지 닫았으면, 자영업자가 해줬으면 정부도 해줘야 하는데 한 달에 몇천만 원씩 손해 보고 있는 사람들한테 한 달에 100만 원도 아니고 고작 1년에 두 번…. 그걸 던져주고 나름대로 보상했다고 하면 그게 무슨 보상인가. 

-이태원상가연합회 회원 수는 몇 명 정도인가
지금 딱 100명이다. 사실 도로변 사람들도 다 참여를 하겠다고 하는데 우리와는 좀 달라서 고민이 있다. 그쪽은 옷 장사고 우린 음식, 술장사이기 때문에…. 

-회원 100명이 운영하는 업체에서 집합금지 당한 곳은 몇 군데인가
금지·제한업종 다 포함해 27군데다. 27군데는 작년 2월부터 거의 10달 동안 집합금지를 당했다. 어제 보니 일수로 259일 당했다고 하더라. 집합금지 업종 유흥시설 5종은 유흥주점, 콜라텍, 단란주점, 감성주점, 헌팅포차다. 이 동네가 원래 유흥하고 노래방, 감성주점도 없고 그냥 펍일 뿐인데 집합금지를 내려놨다. 손님 한두 테이블 받으면 인건비가 더 들어가 문 닫고 월세 내는 게 훨씬 적자가 적다. 휴업 써 붙인 업체들은 9시 때문에 영업을 못 하고 있다. 

-가게 운영을 못 해서 생계가 막막할 것 같은데 어떻게 지내고 있나
나름대로 생존이 걸린 문제기 때문에 이젠 여기 사람들이 정부에서 하라는 대로 따라줄 수 없다. 이젠 대출도 안 된다. 세금이 누락되다 보니 은행에 대출받으려면 세금을 먼저 내고 오라고 한다. 대출받는 것보다 세금 밀린 게 더 많은데? 받을 수 있는 건 다 받아서 대출도 받을 수 없다. 이런데도 정부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

-이태원 임대료 월평균은 보통 얼마나 하나
도로변 쪽은 한 코너당 보통 1400만 원씩 하고, 해밀턴 뒷골목 같은 경우 평균 1500만 원 이상 간다. 우리 가게가 총 3갠데 다 합치면 한 달 월세만 5200만 원이다. 1층 기준으로 30평 가게는 1500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영업이 불가한데 높은 임대료는 어떻게 감당하고 있나
현재 이 동네 사람들은 보통 월세 7, 8개월씩 다 밀려 있다. 대부분 보증금 벌써 다 까졌고 이제 2, 3개월 지나면 건물주가 나가라고 할 거다. 지금 버티는 사람들도 버티는 게 아니고 보증금이 조금 남아 있기 때문에·…. 지금도 명도소송이 많지만 2, 3월 되면 거의 다 그렇게 변할 거다. 우리도 참아보고 이해하려고 해도 내일 모레 쫓겨나는데 이게 전 재산인데 방법이 없다. 

-월세를 보증금에서 다 제한 사람은 몇 명 정도 되나
10여 명 정도 된다. 우리 회원들 중에서도 가게 나간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집주인들이 보증금 다 까질 때까지 못 나가게 한다. 장사가 적자를 봐도 월세는 내야 하니까. 집주인들도 임차인 나가면 다시 들어올 사람이 없다는 거 아니까 그런 거다. 

-이태원상가연합회에선 정부가 어떻게 하는 게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하나
지금부터라도 늦지 않았으니 사회적 거리두기와 보상정책이 처음부터 같이 나와야 한다. 그래야 우리 상인들도 버틸 거 아닌가. 이제 더는 못 버틴다. 코로나 종식이 올 하반기 정도 예상한다는데 이제라도 방역과 보상 정책이 같이 출발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시행착오를 겪었다 해도 이젠 빤히 곪을 대로 곪은 사정을 다 알면서도 안 해준다는 건 그건 정말 나쁜 정부다. 한마디로 낙동강에 홍수가 나서 주변이 다 침수됐는데 전 국민에게 돈을 다 준다는 거다. 정치적으로 이용하면 전 국민 다 주니 마니 그건 보상정책 나올 때마다 여당, 야당 양쪽에서 나올 거고 그럴 거면 그건 하나 마나다. 

"장사만 하게 해준다면 차라리 내가 코로나 걸렸으면 하는 심정이다. 코로나야 나으면 그만이지 않나. 평범한 사람한테 ‘너 코로나 걸릴래, 네 전 재산 다 잃을래?’ 하면 난 일단 걸리겠다고 말하겠다. 안 걸리고 이걸 뺏어간다면 난 반대다. 어느 누가 그걸 찬성하겠냐. 옛말에 ‘벼룩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운다’는 말이 있는데 그거랑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우리에겐 생존이 달린 문제라 들고 일어나는 거 말곤 방법이 없다. "는 박 대표의 마지막 말은 생존의 위기에 내몰린 자영업자들의 절규에 가까웠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생사의 갈림길에 놓여있는 자영업자의 하소연에 이제는 정부가 대답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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