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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서산행복나눔푸드마켓...'행복을 나눕니다'

[기획] 서산행복나눔푸드마켓...'행복을 나눕니다'

  • 기자명 박두웅 기자
  • 입력 2022.09.28 16:52
  • 수정 2022.10.11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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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필요 없는 특별한 마트가 있다”
취약계층을 위한 ‘나눔과 상생 공간’...‘행복나눔푸드마켓’

서산행복나눔푸드마켓 매장 모습. (박두웅 기자)
서산행복나눔푸드마켓 매장 모습. (박두웅 기자)

[뉴스더원=박두웅 기자] “우리 마트는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닙니다. 어려우신 분들이 무료로 이용하는 곳입니다.”

‘서산행복나눔푸드마켓’의 겉모습은 일반 마트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입구에 ‘긴급지원대상자, 차상위계층, 기초수급대상자 중 푸드마켓에 등록돼 회원증을 발급 받은 자’라는 이용자 안내문이 붙어 있다.

서산행복나눔푸드마켓 이용자 안내문. (박두웅 기자)
서산행복나눔푸드마켓 이용자 안내문. (박두웅 기자)

간혹 무심코 마트에 물건을 사러 오는 분들은 “공짜라니 세상에 희한한 곳도 있다”며 신기해한다.

취약계층을 위한 서산행복나눔푸드마켓은 지난 3월 충남 서산시 동문2동 도심 속 소나무 숲이 있는 조용한 공간에 문을 열었다.

이곳은 기업이나 개인으로부터 기부받은 식품 및 생활용품을 저소득 소외계층에 무료로 제공하는 상설 나눔마켓이다. 기존 기초푸드뱅크와는 운영 방식이 다르다.

서산행복나눔푸드마켓 전경. (박두웅 기자)
서산행복나눔푸드마켓 전경. (박두웅 기자)

IMF 경제위기 이후 급격히 증가한 노숙인과 결식아동의 급식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긴 푸드뱅크가 주로 가공식품 위주의 유통기한이 임박한 물품을 선택권 없이 제공하는 반면 푸드마켓은 취약계층이 직접 매장에 방문해 진열된 상품 중에서 필요한 물품을 고르는 방식이다.

그러다 보니 상품 가지 수에서 많은 차이를 보인다. 푸드마켓의 경우 200여 개가 넘는 종류로 푸드뱅크보다 상대적으로 유통기한이 긴 식료품과 생활용품을 취급한다. 또 냉동·냉장식품 등도 다양하다. 반찬류, 빵, 간식류 등도 풍족하진 않지만 지속해서 공급된다.  

서산행복나눔푸드마켓 매장 내부 식자재 코너. (박두웅 기자)
서산행복나눔푸드마켓 매장 내부 식자재 코너. (박두웅 기자)

또 특정한 날 배분을 하는 푸드뱅크와 달리 이용자는 공휴일을 제외하고는 필요할 때 자유롭게 매장을 이용할 수 있다. 푸드마켓은 상시 문이 열려 있으니 식품 회사나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들의 기부도 자유롭다. 아무 때나 편한 시간에 마트에 들러 기부도 할 수 있다.

실제 서산행복나눔푸드마켓에서는 충남유통, 맑은샘협동조합, 서령유통, 자연드림 등이 기부코너를 정해 지속적인 기부를 하는 기업도 있고 반찬, 생활용품 등 시민들의 작은 기부들이 수시로 일어나고 있다. 

서산 이마트 후원코너. (박두웅 기자)
서산 이마트 후원코너. (박두웅 기자)

한편 서산행복나눔푸드마켓은 가톨릭 대전교구 산하 세종충남가톨릭사회복지법인이 운영기관으로, 후원 물품과 기부처 등을 발굴해 운영되고 있다. 서산시는 매장 임대료와 사회복지사 2명의 급여 등을 보조하며, 이용자 선정 등 취약계층 등을 관리한다.

더욱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행복나눔푸드마켓 운영을 맡고 있는 사회복지사 지연 팀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사회복지사 지연 서산행복나눔푸드마켓 팀장. (박두웅 기자)
사회복지사 지연 서산행복나눔푸드마켓 팀장. (박두웅 기자)

 서산행복나눔푸드마켓은 어떤 곳인가요

서산행복나눔푸드마켓은 올 3월에 문을 열었습니다. 푸드마켓 이용자는 기초수급자나 수급탈락자, 한부모, 가정위탁, 그리고 긴급지원뿐만 아니라 차상위 계층 중 어려운 분들이 직접 방문해 일반 마트처럼 이용하는 공간입니다. 물론 사전에 상담을 통해 선정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주 이용품목은 쌀, 장류, 과자, 음료수, 냉장, 냉동식품 및 치약, 칫솔, 비누, 샴푸, 그리고 각종 화장품 등으로 1인당 한 달에 이용할 수 있는 양이 정해져 있습니다. 보다 많은 분께 혜택이 돌아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후원물품 정리를 하는 모습. (박두웅 기자)
후원물품 정리를 하는 모습. (박두웅 기자)

 무료로 물품을 이용한다고 들었다. 현재 이용객은 얼마나 되며, 그 많은 종류의 상품은 어떻게 마련하고 있는지

현재 500여 명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3월에 시작했으니 이용자가 급증하는 편입니다. 그만큼 도움이 필요한 분들이 많다는 거겠죠. 원하시는 분들 모두 다 해 드리고 싶지만, 후원 물품 확보가 전제되다 보니 어려움이 많이 있습니다. 사실 나눔마켓을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한 일이 후원 물품을 확보하는 일입니다. 식품 제조 회사, 유통회사 등 기업을 중심으로 방문해 기부를 요청하는 일이 일상입니다.

정말 어려운 상황에서도 선뜻 동참해주시는 분들을 만날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상품 종류가 많다 보니 후원기업도 다양해야 합니다. 후원이 어려운 품목의 경우 꼭 필요한 물품을 구매합니다. 재원은 여러분들의 기부금으로 마련합니다. 다행인 것은 구입을 할 때 뜻을 말씀드리고 할인을 많이 받는 편입니다. 모두가 고마운 분들입니다. 

특히 지역에서는 초창기부터 충남유통, 서령유통, 파리바케트 예천점과 파리바케트 충서원예농협점, 자연드림, 맑은샘협동조합, 빵이랑떡이랑, 남양유업 서산지점 등에서 지속적인 후원을 해주고 계셔서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또 개인적으로 매장을 방문해 마스크 등 기부를 해주시는 고마우신 분들도 계십니다. 

그외 서산시 관외 지역 후원처 발굴은 사회복지법인 세종충남가톨릭회와 대전 및 천안 행복나눔푸드마켓 동료들이 도움을 주고 있고, 서산시 사회복지과 행복키움팀에서도 후원물품 연계에 도움을 주시고 계십니다.  

서산행복나눔푸드마켓 매장 내부 생필품 코너. (박두웅 기자)
서산행복나눔푸드마켓 매장 내부 생필품 코너. (박두웅 기자)

 푸드마켓 운영에 어려운 점이 있다면

코로나19로 기업이나 개인들의 후원이 많이 줄었습니다. 아마도 경제가 불황이면 나눔도 줄어든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마트 이용자 중에는 여인숙에서 홀로 생활하시는 노인분들, 지역에 몸조차 가누기 어려운 홀몸어르신, 그리고 식당 일자리를 잃어 아이들에게 제대로 먹이지 못하는 한부모 가정 등등 많이 계십니다. 무엇보다 이분들에게는 과일이나 달걀, 유제품, 신선 야채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또 홀몸어르신 등 어려운 분들일수록 식재료보다 완성된 반찬이나 도시락이 더 필요하지만 저희가 해 드릴 수 있는 부분이 너무 한정되다 보니 안타까울 때가 자주 있습니다.

 아직도 주변에 굶는 사람이 많은 것이 사실인가

많은 분이 같은 질문을 하십니다. “요즘에 굶는 사람이 어딨어”라고 묻습니다. 맛있는 식당에 가면 자연스럽게 사진을 찍고 SNS에 올리는 게 유행이잖아요. 실제 옛날처럼 삼시세끼 굶는 사람은 드물 겁니다. 하지만 ‘어쨌거나 밥은 먹고 있으니까 굶지는 않으니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시각과 달리 그분들의 밥상을 보면 제대로 영양을 섭취하고 계신 분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에 놀라곤 합니다. 

육류나, 과일, 신선한 야채 등은 생각조차 못 하시죠. 그냥 굶지 않는 수준의 식사를 하고 계시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겁니다. 홀몸어르신들은 하루에 두 끼 혹은 한 끼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태반이에요. 면 단위로 가면 그나마 경로당에서 한 끼를 해결하시는 분들도 많으시고요.

기초생활수급이나 노인수당 등 보조금이 지급되니 그걸로 해결하면 되지 않느냐고 되묻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분들이 받는 보조금이 어떤 우선순위로 쓰이는지 들여다보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우선 몸이 안 좋다 보니까 의료비에 쓰시는 분들이 많고요. 다음으로 전기료, 난방비, 수도료 등 주거비입니다.

결국 식비가 일상의 중요한 부분인데도 후순위로 밀려있는 경우가 대부분인 상황입니다. 그러다 보니 식사를 거르고, 찬밥에 새우젓 한 가지로 물 말아 드시고, 결국 건강은 더 안 좋아지십니다. 그러면 의료비 지출이 또 늘어나고 의료비 지출이 늘어나니까 또 식비를 줄여서 병원에 가야 하죠. 어쩌면 먹거리 문제로 악순환이 반복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나눔냉장고로 나가는 물품들. (박두웅 기자)
나눔냉장고로 나가는 물품들. (박두웅 기자)

 앞으로 바라는 것이 있다면

행복나눔푸드마켓이 한 단계 진일보한 먹거리 복지라고 하지만, 푸드마켓 이용이 어려운 거동불편자 등이 지역사회에 너무나 많습니다. 후원을 늘려 더 많은 물품을 확보하는 일은 저희 담당이지만, 재가장애인 등 거동이 어렵다거나 교통약자이신 분들을 위해 배달서비스가 꼭 필요합니다.

만약 전담 인력(푸드코디네이터)이 있다면 더 많은 어려우신 분들이 도움을 받으실 수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이용자에게 물품을 배달해주는 기능뿐만 아니라 안부 확인 등을 통해 또 하나의 사회적 보호망을 구축하는 효과도 기대해 볼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바라는 것이 있다면 먹거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웃이 자발적인 나눔이라 생각합니다. 나눔 문화가 일상화되는 지역사회, 우리가 모두 꿈꾸는 그런 사회가 행복한 사회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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