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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만 5세 취학 논란, 국민적 합의 거쳐야

[사설] 만 5세 취학 논란, 국민적 합의 거쳐야

  • 기자명 뉴스더원
  • 입력 2022.08.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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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더원] 흔히 교육을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 한다. 그래서 교육 관련 정책은 늘 조심스럽고 멀리 내다 보아야 한다. 지난달 교육부가 대통령 업무 보고를 통해 밝힌 만 5세 초등학교 입학 문제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교육부가 내놓은 입장은 아동을 일찍 학교에 보내면 사교육의 격차를 줄일 수 있고 사회 진출 나이가 앞당겨져 국가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저출산 시대에 대응하여 졸업 시점이 앞당겨져 결혼도 빨라질 것이라는 설명도 내놓았다. 박순애 교육부 장관은 2025년 시행 로드맵까지 내놨다. 

사실 1949년부터 시작된 만 6세 취학에 대한 변화의 목소리는 계속 있었다. 아동의 발달 속도가 빨라져 이미 만 5세면 글을 읽고 간단한 연산도 가능하다. 유치원 때 이미 학원 다니는 아동이 늘고 있어 교육 격차를 줄일 수도 있을 것이다. 

사례도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영국·호주·아일랜드·뉴질랜드 4개국이 만 5세 취학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프랑스를 비롯한 26개국은 우리와 같이 만 6세 입학 시스템이다. 

그러나 단순히 이런 정도의 사유로 입학 나이를 줄이기에는 감당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 4년간 25%씩 입학을 앞당겨도 해당 학년이 졸업할 때 취업 경쟁이 25% 이상 치열해지며 5세와 6세의 학력 격차도 우려된다. 

학부모들의 걱정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특히 공교육 돌봄 기능이 여전히 부족한 상황에서 25%를 늘리는 것이 아동의 피해로 이어진다는 걱정이다. 

교사단체도 우려를 나타냈다. 최대의 교원단체인 한국교총은 “아동의 발달 특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고 다른 교육 관련 단체도 ‘만 5세 초등학교 조기입학 반대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사회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정책 변화는 필요하다. 그러나 문제는 과정이다. 교육부는 이런 중대한 정책을 발표하기 전 교육을 교육청과 공식 논의도 없었고 실행을 맡을 국가위원회는 아직 구성조차 되지 않았다. 더욱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될 학부모나 교사들의 의견 수렴조차 없었다. 

이래서야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 하더라도 공감을 얻을 수 있겠는가. 졸속 정책 결정의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다. 

나라의 미래를 좌우할 백년대계의 무게에 맞는 사회적 합의 절차가 있어야 한다. 충분한 여론 수렴과 사회적 공감대 형성은 당연히 필수적인 요소다. 학제를 개편하는 것은 교육 과정 전체를 흔드는 일이며 사회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대 사안이다. 

교육부는 이러한 중대 정책을 졸속으로 추진할 게 아니라 여론 수렴과 이해당사자들과의 충분한 논의를 거쳐 신중하게 결정하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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