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황환택의 頂門一針] 민들레와 과전이하(瓜田李下)

[황환택의 頂門一針] 민들레와 과전이하(瓜田李下)

  • 기자명 황환택
  • 입력 2022.06.16 00:00
  • 수정 2022.06.16 13:55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황환택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황환택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뉴스더원] ‘민들레’라는 말을 들으면 무엇이 생각날까. 아마 나이가 드신 분은 조용필의 ‘일편단심 민들레’가 생각날 것 같다.

요즘 갑자기 조용필이 가요계에 복귀했는지 언론에서는 민들레 이야기가 한창이다. 원래 민들레는 꽃이 4∼5월에 노란색으로 피는데 철을 잊은 민들레가 이제야 피었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요즘 민들레는 조용필도 아니고 늦게 핀 민들레 이야기도 아니다. 얼마 전에 탈퇴했다는 발표한 장제원 의원 등 국민의힘 ‘친윤’(친 윤석열)계 의원들이 만든 ‘민들레’라는 의원 모임 이야기다. 

무슨 조폭 이름도 아니고 ‘민들레’라고 이름 붙인 작명 감각이 민망하다. 그들 말로는 초·재선 의원들 중심 친 윤석열 모임이고 ‘민심 들어 볼래(레)’의 약자란다. 그런데 정말 그들이 듣고 싶은 것이 민심일까. 

가왕 조용필의 ‘일편단심 민들레’를 잠시 들어보자. 

‘나는 한 떨기 슬픈 민들레야. 긴 세월 하루같이 하늘만 쳐다보니 그이의 목소리는 어디에서 들을까. 일편단심 민들레는 일편단심 민들레는 떠나지 않으리’ 

그런데 이 노랫말을 살펴보면 민들레가 무엇을 하고 싶고 무엇을 듣고 싶은 것인지가 보인다. ‘한 떨기 슬픈 민들레’는 찾아주지 않는 힘없는 초재선 의원 자신들을 말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것은 나만의 착각일까. 

그들은 ‘긴 세월 하루같이 하늘만 쳐다보았으나’ 그이(윤석열 대통령)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한탄하고 있지 않나 모르겠다. 

그리고 그들은 현대판 용비어천가를 애절하게 또는 애절한 척하며 외친다. ‘일편단심 민들레는 일편단심 민들레는 떠나지 않으리’라고 말이다. 

이런 웃기지도 않은 계파는 역대 정권에서도 늘 있었다. 그러나 오래 살아남은 모임은 하나도 없다.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 ‘하나회’는 육군사관학교 출신 장교들에 의해 결성된 비밀 사조직으로, 전두환을 중심으로 한 신군부 세력의 근간이 된 집단이다. 이들은 나중에 군부를 완전히 장악하고 전두환 전 대통령을 비롯한 군부 세력은 하나회를 중심으로 국가의 요직을 차지하며 모든 주요 부서를 장악한다. 

그러나 그들의 결말은 단지 역사의 오점이 되었을 뿐이다. 

문재인 정권 초 노무현 대통령 시절 청와대 출신 민주당 의원들이 주축이 돼 ‘어두운 밤이라도 부엉이는 잠들지 않겠다’며 만든 ‘부엉이 모임’도 30명까지 늘었다가 계파 정치 비판을 받고 잠들었다. 근래에도 친박(친박근혜)이니 친이(친이명박)니 하는 계파 정치로 당이 망했다. 

모임을 탈퇴한 장제원 의원은 “친윤 세력화니 하는 말들이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 오해 없으시길 바란다”라고 했으나 누가 그 말을 믿을까. 

민들레 홀씨처럼 널리 퍼져 민심을 듣는다고 포장했지만 임을 그리며 스스로 정치세력화하는 계파일 뿐이다. 더욱이 그들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참여했던 친윤계가 중심이니 더 말해 무엇할까. 

민심을 듣고자 하면 세상 사람들을 만나 귀를 열면 될 일이고, 민심을 전하려 하면 당내 공식 기구에 하면 된다. 윤 대통령이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듣고 나누는 이야기 민심인 것을 민들레만 모를까. 

다른 의원들에게 공문을 보내 "국정 현안에 대한 민심 소통창구 역할을 할 것"이라고까지 했다니 보기가 좋지 않다. 무엇으로 포장해도 그들은 권력에 취하고 권력만 향하는 해바라기다. 초재선이 정치를 잘못 배운 듯하다. 

이제 ‘끼리끼리’ 정치나 ‘패거리’ 정치 그만하자. 이런 정치는 인재가 기용될 기회를 박탈하게 되고 그 피해는 모두 국민에게 돌아간다. 

이들은 중국 고시 <군자행>에 나오는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 이하부정관(李下不整冠), 오이밭에 들어가 짚신을 고쳐 신지 말고, 오얏나무 밑에서 갓 고쳐 쓰지 말라는 뜻을 잊은 것일까.

물론 오이와 오얏 열매를 따고 싶었겠지만 말이다.

저작권자 © 뉴스더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